[프랑스월드컵] 차감독, 열아홉 이동국 후반기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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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펠레는 17세에 월드컵에서 영웅이 됐다. 나도 10대에 월드컵 무대에 신고하고 싶다. "

한국의 샛별 이동국 (19) 이 차범근감독의 출전명령을 받고 설레는 밤을 보내고 있다.

차범근감독은 19일 (한국시간)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 김도훈과 최용수를 선발 투톱으로, 이동국을 후반 교체멤버로 내보낼 생각" 이라고 밝혔다.

최용수 기용문제로 여론의 집중포화에 싸였던 차감독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이동국을 내보내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다.

호나우도도 17세 때인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벤치신세를 면하지 못했으며 잉글랜드의 젊은 영웅 마이클 오언 (18) 은 이번 대회 튀니지경기에서 팀의 승리가 거의 확정된 후반 39분에야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아봤다.

72년 고교생 신분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차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이동국에 경험을 쌓게 해 21세기 한국축구를 이끌 대형 스타로 키우겠다는 복안. 차감독은 그러면서도 "큰 대회에서 젊은 신인들이 예기치 않은 플레이를 보였다" 는 기대를 갖고 있다.

4월말 대표팀에 뒤늦게 발탁된 이동국은 큰 키 (1m85㎝.80㎏)에서 터지는 헤딩슛과 유연한 몸에서 나오는 환상적인 슛을 가진 전형적인 골잡이. 이동국은 포철공고를 졸업한 올해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 9게임에서 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4월11일 아디다스 코리아컵 전남과의 경기에서 기록한 오버헤드킥은 올 시즌 가장 멋진 골로 기록돼 있다.

"8년 전 황선홍이나 4년 전의 최용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 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동국이 21일 경기에 출전한다면 한국월드컵 사상 최초의 10대 출전선수가 된다.

차감독은 이동국과 더불어 투지가 좋은 이상헌을 후반에 교체 기용할 방침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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