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 장마철 앞두고 '기상마케팅'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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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올들어 날씨가 종잡기 어려울 만큼 변덕을 부리면서 유통업체마다 기상 (氣象) 마케팅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환경에 불리한 날씨도 마케팅.이벤트로 연계해 매출 극대화를 노리는 공격형 기업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장마철을 앞두고 '레인맨서비스' 를 도입했다. 정문 앞에서 빨간 모자를 쓴 도우미가 젖은 우산을 비닐에 넣어주기도 하고 빨간 우산으로 고객을 씌워 주면서 쇼핑백을 버스 정류장이나 주차장까지 들어다 준다.

비가 갑자기 오면 우산을 1주일간 무료로 빌려주기도 한다. 신세계는 비가 올 때마다 이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또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갈 때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고객 승용차의 에어컨을 켜주는가 하면 매장에 폭포.산새.매미 소리를 들려주는 '쿨' 서비스도 선보이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장마철 오전에는 산뜻한 음악을, 오후엔 분위기 있는 팝송, 저녁에는 잔잔한 가요를 틀어 편안한 쇼핑 분위기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해태수퍼는 비가 올 때마다 일부 생식품 가격을 20~30% 내려 파는 '우중 (雨中) 특판전' 을 가질 계획이다.

비가 오면 급감하게 마련인 고객을 끌어들이고 재고 처리가 어려운 생식품의 뒤처리 걱정도 덜자는 것이다.

패션전문점 유투존은 매장 전체를 1만여개 생수병으로 장식했다. 휴대용 생수병에 오렌지.스카이블루 등 다양한 여름 색상을 칠해 쇼윈도와 매장을 꾸민 것. 디스플레이 주제도 물을 뜻하는 '아쿠아 (Aqua)' 로 정했다.

편의점 로손은 지난달부터 기상청으로부터 날씨.강수량.기온 등 기상정보를 받아 매일 판매시점관리 (POS) 시스템으로 전국 체인점에 통보하고 있다.

이렇게 하자 점포마다 개별적으로 기상정보를 확인하는 불편이 사라졌고 비오는 날엔 우산을 매장 앞에 내세우는 등 한발 앞선 대처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한국기상정보㈜ 김화겸 (金和謙) 이사는 "국내 유통업체들도 선진국처럼 기상정보 전문 서비스회사와 연계하는 '웨더 머천다이징' 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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