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레일 도시철도 3호선을 대구 명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16일 대구시 동성로에서 시민들이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디자인 선호도 조사 패널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제공]


16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길 가던 시민들이 여론조사 패널 앞에 모였다. 세 가지 디자인의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가운데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골라 스티커를 붙였다.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가 마련한 ‘전동차 외부형태 디자인 선호도 조사’였다. 이날 하루 응답한 시민은 3820명이었다. 앞서 10∼11일에는 중앙로·반월당·신매·상인 등 지하철 1, 2호선 역 구내에도 같은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경북대·영남대의 디자인 전공 학생도 의견을 보탰다. 인터넷을 통한 조사도 이루어졌다. 여론조사 참가자는 모두 1만2086명. 응답자들은 전동차의 앞 부분이 유선형인 모델을 가장 선호했다. 6403명으로 53%를 차지했다. 원형은 29.6%, 직선형은 17.4%였다. 디자인 전공 대학생 조사(전체 853명)에서는 유선형과 원형이 각각 43.9%, 41.3%로 비슷했다. 유경수 차량신호과장은 “예상대로 유선형이 많았다”면서도 “대학생들이 독특한 디자인인 원형에 관심을 가진 것은 참고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가 도시철도 3호선의 미관(美觀)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동차·정거장이 주 대상이다. 건설본부는 미관을 안전만큼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지하철과 달리 지상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3호선 전동차는 간선도로 중앙 10m 위에 설치된 고가 레일을 운행한다. 30개의 정거장도 마찬가지다. 도로 위에 건설되는 구조물이어서 미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국내 첫 대중 수송용 모노레일이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건설본부는 3호선이 관광자원 역할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노레일은 막대 모양의 선로를 전동차가 감싸는 형태로 운행하는 무인 교통수단이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에 투입될 유선형 전동차 조감도.


건설본부는 전동차 디자인을 8월 중 확정한다. 전동차의 외관은 유선형으로 결정됐지만 외부의 색상 선택과 실내 디자인이 아직 남아 있어서다. 이 부분은 전동차 제작업체인 일본 히타치와 경북대 조철희(시각디자인) 교수가 맡는다. 다음달 기본 디자인이 나오면 건설본부의 전동차디자인자문위원회의 자문과 시민 여론을 수렴한다. 이어 대구시경관위원회가 최종 심의한다.

정거장 설계도 까다로운 절차를 밟기는 마찬가지다. 건설본부는 3호선을 8개 공구로 나눠 설계했다. 공개 입찰을 통해 기본·실시 설계를 했다. 이어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한 차례 더 설계 아이디어를 제출토록 했다. 대안설계 입찰이다. 이는 기존의 설계보다 더 나은 공법이나 기술의 적용이 필요할 때 하는 입찰 방식이다. 일반 공사 때의 기본·실시 설계에 대안설계라는 과정을 추가한 것이다. 정거장 디자인 역시 대구시경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정명섭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장은 “도시철도 3호선 건설에 처음으로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며 “세련되고 아름다운 모노레일을 건설해 대구의 명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