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정체성 계속 흔들면 야당이 전면전 선포할 때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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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왼쪽에서 둘째)와 천영세 원내대표(左)가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해 박근혜 대표(오른쪽에서 둘째), 이한구 정책위의장(右)과 인사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1일 "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면 야당이 전면전을 선포해야 할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밤 서울 삼성동 자택에 기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면서 "상생의 정치는 무조건 싸우지 않거나, 정부.여당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그동안 대여 관계에서 상생과 통합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이날 발언은 그가 앞으로 여권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돌아설 것임을 시사한다. 박 대표는 "정부가 안보 문제에 이해되지 않는 행태를 보일 때 혹시나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지금은 우리가 서 있는 바닥이 흔들거려 야당이라도 버티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정부가 과연 경제를 살려낼 능력이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간첩이 군사령관을 취조하는 나라면 볼 장 다 본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건 보고 누락 파동에 대해서도 "문제의 핵심은 북측의 위장월경이며 우리 군대는 나라를 제대로 지켰다"며 군을 옹호했다.

이에 앞서 박 대표는 당사에서 일부 기자들에게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여야 대표회담 제의와 관련, "여당은 자신들이 할 일부터 해결하고 약속도 지킨 다음 야당 대표와 만나 얘기하는 게 좋다"며 "이번의 경우 (회담을 하는)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담 제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이철희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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