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프랑스 여배우 이사벨 위페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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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프랑스 여배우 이사벨 위페르 (43) .올 칸영화제에 출품됐던 '육체의 학교' 의 주연자격으로 요코하마에 온 그녀를 잠깐 만났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브누아 자코가 감독한 이 영화에서 그녀는 연하의 청년과 사랑에 빠진 중년 여인의 '얼음과 불' 같은 이중적인 성격을 열연해 찬사를 받았다.

위페르는 눈썰미가 있는 한국관객에게는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마담 보바리' 에서의 열정적인 연기로 기억되는 정도이지만 올해 칸영화제 개.폐막식에서 사회를 맡았을 만큼 유럽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높다.

특히 프랑스의 유력한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 의 한 호를 자신의 지휘하에 만든 이력이 있었을 정도로 지성적인 인물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고다르, 샤브롤, 모리스 피알레 등 '작가' 감독들의 영화에 주로 출연한 탓에 '예술적인 연기자' 로 불리기도 한다.

"그들은 자기세계가 분명한 감독들이다. 자신들이 어떤 영화를 할지 확고한 생각들을 갖고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배우들과 상의하는 법이 거의 없다. 어린애를 다루듯이 한다곤 할 순 없지만 아무튼 자기들 방식을 강요하는 편이다.

그래도 따라주는 게 연기자들의 예의다."

위페르는 마이클 치미노의 '천국의 문' 이나 할 하틀리의 '아마추어' 등 미국영화에도 얼굴을 내민적이 있다.

할리우드 같은 큰 무대에서 일하면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겠냐고 유도하자 "그동안 내가 출연한 미국영화들은 독립영화지 할리우드영화는 아니었다" 며 우회적으로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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