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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안화 절하에도 대비하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본 엔화의 가치하락세가 멈추지 않는데다 당분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중국 위안화의 절하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만약 중국마저 환율이 불안정해지면 경제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우리의 구조조정 노력은 상당한 지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다시 말해 일본의 엔화가치가 떨어져 우리의 수출경쟁력이 하락한다는 단순한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할 것이 아니라 아시아경제 전체의 큰 흐름을 정확히 살피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대책반이 가동돼야 할 때다.

청와대나 정부에 외환보유고를 점검하는 상황팀은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후적인 상황을 담당하는 조직이고 기능도 한정돼 있다.

따라서 위안화절하를 포함한 최악의 상황을 예견하고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를 작성해 우리 나름대로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를 담당하는 정책팀이 필요하다.

물론 위안화가 불안정해지는 이유는 일본 경제의 약세와 구조조정의 지연에 있다.

동남아시아 각국은 일제히 일본이 엔저 (低) 를 방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일본은 현재 책임있는 결정을 내릴 정치지도자도 집단도 부족하다는 것을 일본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도 버블경기의 수축 이후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 경제의 조기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엔저는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

엔저가 지속되는 한 중국도 수출경쟁력 회복과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해 자기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 중국은 처음엔 절대 평가절하가 없을 것이라고 하다 요즘에는 슬슬 말을 바꾸고 있다.

우리도 엔저가 상당기간 진행된다고 보고 원 - 달러 환율과 기타 경제정책의 운용을 지금보다 훨씬 긴장된 자세로 해야 한다.

벌써 주력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추가로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의 투자도 영향을 받을 것에 대비해야 한다.

지나치게 경직된 자세로 원 - 달러 환율 방어에 나서기보다는 시장동향을 잘 살펴 제2의 환란 (換亂) 과 같은 사태를 막는데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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