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스포츠마케팅 '황금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스포츠마케팅이 거대 사업으로 탈바꿈한 것은 미디어.기업.스포츠스타 간의 절묘한 결합 때문이다.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 후원 이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코카콜라, 64년 도쿄 (東京) 올림픽으로 일류 브랜드가 된 일본 아식스.미즈노 등이 그 대표적 성공사례다.

최근 스포츠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기업은 바로 나이키.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 최강의 브라질, 차기 개최국인 한국 등을 지원하며 선두 아디다스를 위협하고 있다.

나이키는 또 마이클 조던과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 등에게 집중 투자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최초로 종목별.용도별 스포츠화를 고안, 스타플레이어에게 신도록 만들어 판촉에 성공한 스포츠마케팅의 원조다.

이번 월드컵의 후원업체로서 대회용 축구공에 자사 로고를 집어넣으며 수천만달러의 광고비를 퍼붓고 있다.

지난 70년부터 월드컵을 후원해온 면도기 제조회사 질레트와 경기관람석의 일부를 자사 관람석으로 사들인 맥도널드.코카콜라.리복.필립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미디어업계에도 스포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다.

스포츠만큼 시청자를 확실히 끌어들일 '콘텐츠 (내용물)' 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각종 경기의 중계권료는 천정부지 (天井不知) 다.

올림픽의 경우 96년 애틀랜타대회의 중계권료가 8억5천만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2000년 시드니대회는 12억7천만달러, 2004년 로마대회는 무려 20억달러로 치솟았다.

스포츠중계권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역시 프로스포츠의 천국인 미국. 지난 1월 미 NBC방송은 33년간 지켜왔던 프로미식축구 (NFL) 아메리칸 콘퍼런스의 일요일 중계권을 CBS방송에 빼앗겼다.

이를 위해 CBS는 40억달러를 썼다.

ABC는 NFL 게임중 월요일 밤 중계권을 48억달러에, ESPN은 일요일밤의 케이블TV 중계권을 44억달러에 각각 따냈다.

NFL연맹이 각종 중계권으로 챙긴 돈은 무려 1백76억달러. 미 프로농구 (NBA).메이저리그 야구 (MLB) 등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미 프로스포츠의 중계권도 각각 1백억달러를 넘어선다.

윤석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