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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백남호 새빛안과병원 원장] “녹내장, 시력·안압 정상이라도 오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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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안압인데도 녹내장?’ 안압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큰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시신경검사를 받아 녹내장 발병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실명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막을 수 있다. 최근 새빛안과병원 녹내장센터에서 진료를 시작한 백남호(현 대한안과학회 회장·사진) 원장에게 녹내장 진단의 허실과 치료·관리에 대해 들어봤다.

-녹내장은 왜 조기 발견이 어려운가.

“녹내장은 시력검사 시 정면 측정을 하는 중심시력보다 정면을 응시할 때 좌우상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주변시력이 먼저 떨어진다. 이유는 주변에 있는 시신경이 중심에 위치한 것보다 안압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서다. 이런 이유로 안압이 높아져 주변 시신경 손상이 한참 진행된 상태에서도 중심 시력이 1.0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앞이 잘 보이므로 높은 안압으로 인해 시신경이 서서히 죽어가며 주변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빨리 인지하지 못한다.”

-국내에선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 비율이 고안압 녹내장 환자보다 높다고 한다. 안압이 정상인데 어떻게 녹내장인가.

“엄밀하게 말하면 안압이 정상이면 녹내장이 아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하는 안압 측정은 안구 내압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막을 경유한 측정 방식이다. 따라서 재는 사람의 정확도나 각막의 개별 상태 등 여러 변수에 의해 실제 안압은 높은데 낮게 측정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검사상에선 안압이 정상으로 나왔지만 실제 안압이 높은 환자를 놓칠 수 있다. 실제 검사에선 안압이 정상인데 녹내장 증상을 보이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종종 있다.”

-그럼 녹내장 검사가 문제인가.

“그렇진 않다. 요즘 검사 장비가 발달해 녹내장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검사가 동원된다. 하지만 녹내장은 아예 나빠진 경우는 진단이 쉬운 편이지만 초기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로 진단이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보다 다소 높은 사람은 녹내장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는 숙련된 녹내장 전문의를 정기적으로 찾는 것이 필요하다.”

-녹내장에 걸릴 가능성이 큰 사람은.

“사실 녹내장은 원인을 모르니 예방법도 뾰족한 게 없다. 그간의 통계로 볼 때 40세 이상 성인, 고도근시인 사람,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는 사람, 그리고 스테로이드 약물에 감수성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녹내장에 걸릴 위험성이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녹내장 진단을 받으면 치료는.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약물·레이저 치료·수술을 하지만 녹내장은 낫는 병이 아니다. 안압을 조절하는 약을 쓰면서 시신경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압이 잘 조절돼도 30% 이상은 병이 진행된다. 그래도 안압 조절은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녹내장을 제대로 치료해 줄 수 있는 안과 의사를 주치의로 삼아야 한다. 내 눈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의사를 지정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 줘야 한다.”

최은숙 조인스닷컴 기자 choialth@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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