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열자마자 '5~8위팀 대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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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SK와 두산의 경기에서 SK 박경완이 4회말 시즌 26호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인천=연합]

하위팀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치고 20일 재개된 프로야구에서 5~8위팀이 1~4위팀을 나란히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가장 놀라웠던 승부는 롯데-현대전. 사직에서 열린 경기에서 꼴찌 롯데는 1위 현대를 상대로 세명의 투수가 이어 던지며 1-0 완봉승을 거뒀다.

현대는 후반기 첫 경기에 이번 시즌 다소 부진한 에이스 정민태를 내세웠다. 정민태에겐 타격이 약한 롯데를 상대로 후반기 첫 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되찾을 기회였다.

그러나 롯데는 현대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롯데는 1회 2사 2루에서 로베르토 페레즈의 적시타로 뽑은 1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정민태는 10패(4승)째를 기록하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 반면 12일 삼성에서 이적한 마무리 투수 노장진은 1.1이닝 동안 다섯 타자를 상대하며 무안타에 삼진 2개를 잡아내는 호투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잠실에서 열린 4위 기아와 6위 LG의 승부도 짜릿했다. LG의 12-4 대역전승. 기아는 5회초까지 4-2로 앞서가며 5연승을 달리는 듯했다.

그러나 LG에는 최동수가 있었다. 첫 타석을 내야땅볼로 물러난 최동수는 4회 1사 1, 2루에서 우전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2-4으로 뒤진 5회 2사 만루에서 맞은 세번째 타석에서 기아 선발투수 리오스의 초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쏴올렸다. 비거리 115m짜리 역전 그랜드슬램.

최동수는 "리오스는 주자가 있을 때 몸쪽 직구 승부를 많이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몸쪽 볼이 들어와 잡아당겼는데 펜스를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LG는 8회에만 5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LG의 '악동' 서승화는 7회 등판해 1이닝을 던지며 왼손투수로는 드물게 시속 156㎞의 광속구를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문학에서도 5위 SK가 2위 두산을 6-2로 꺾었다. 승리의 주역은 '안방마님' 박경완. 박경완은 0-1로 뒤진 4회말 1사 1, 3루에서 두산의 선발 개리 레스의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시즌 26호 홈런으로 3점짜리 역전 결승포. 이 홈런으로 박경완은 라이벌 클리프 브룸바(현대)를 1개 차로 제치고 61일 만에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나섰다.

박경완은 "체력은 떨어졌지만 타격감은 더 좋아지고 있다"며 "브룸바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7위 한화도 대구에서 3위 삼성에 4-2로 역전승했다. 한화는 7회까지 0-2로 끌려갔지만 8회초 4안타를 몰아쳐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19일 합류한 삼성의 새 외국인 선수 멘디 로페즈는 한국 무대 첫 타석을 홈런으로 장식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최준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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