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삼별초 형제 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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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고려말 삼별초(三別抄)가 몽고군에 대항해 싸운 거점이란 공통 인연을 살려 제주도 북제주군과 경기 강화군, 전남 진도군이 끈끈한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자매결연한 것은 지난 1989년. 강화에서 집결했던 삼별초가 진도에서 진지를 구축한 뒤 패퇴하다 북제주에서 최후까지 항전한 역사가 계기가 됐다.

이들은 지난 97년 진도초등학교에서 공무원 친선축구대회를 가진 것을 계기로 매년 지역을 오가며 축구대회를 연다. 오는 10월엔 북제주군이 그 동안 다져 온 우의를 기념,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 2기(基)씩을 강화군과 진도군에 보낸다.

하르방은 높이가 2m에 육박하는 대형으로, 제주의 유명 석공예가 장공익 씨의 작품이다.

지역 간 학술교류 열기도 뜨겁다. 다음달 5일 제주시 크라운프라자호텔에서 '13세기 동아시아와 삼별초 문화'를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여는 등 올해로 네번째 연례행사를 벌이고 있다.

각 지역 향토사 연구가 등이 참여하는 '삼별초 유적 학술연구회'도 최근 만들어졌다. 지자체들은 매년 한달씩 공무원 2명을 다른 지자체에 보내 교환근무도 시키고 있다. 북제주군 관계자는 "3개 지자체가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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