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마비시키려 광우병 이용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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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안상수 원내대표는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MBC PD수첩은 현 정권을 흔들어서 마비시켜 보겠다는 의도에서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을 이용한 것”이라며 “결국 온 국민이 PD수첩에 속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을 호도하고 갈등을 유발시켜 천문학적인 국가적 손실과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결과를 가져 왔다”면서 “김은희 작가의 e-메일 내용을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고 국민적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왜곡·편파보도에 대해 당 차원에서 단호히 대처할 것 ”이라고 말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왜 미디어법 반대에 집착하는지는 PD수첩의 기소내용을 보면 명백하다”면서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는 정부의 명줄을 끊기 위해 먹을거리를 갖고 시대와 국민을 우롱한 사건이며, 여기에 기대 감이 떨어지기만 학수고대하는 민주당은 굴절된 한국정치의 자화상”이라고 비판했다.

◆홍정욱 의원 “PD수첩이 내 뒷조사 황당”=김 작가의 e-메일에서 ‘총선 이후 적개심을 풀 뒷조사 대상’으로 지목된 홍정욱 의원은 이날 미니홈피에 ‘PD수첩과 삶의 아이러니’란 글을 올렸다. 그는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내가 뒷조사 대상이었다는 게 황당하다”며 “제가 속한 정당, 경쟁자, 제 학력과 경력마저 단순한 거부감이 아닌 처절한 증오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썼다. 이어 “우리 세대의 역사적 사명은 이 같은 맹목적 분노와 증오를 극복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홍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 직후 인터넷상에 각종 근거 없는 의혹들이 퍼져 곤혹을 치른 적은 있지만 PD수첩이 뒷조사를 벌인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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