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학교 즐거운 오후]1.국악시범교 화원중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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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강서구화곡동에 자리잡은 화원중학교 (교장 申泰柱)에서는 국악애호가들이 자란다. 별로 일상화되지 못한 국악은 교습소가 드물고 교습비도 비싼 편. 아무리 우리 전통문화 가치가 거론돼도 청소년들이 접하기는 어려운 분야다.

그러나 화원중학교는 방과후 활동으로 장구.가야금.향피리 등 우리 한국악기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잭스키스' 에 열광하는 신세대 청소년들과 국악. 어쩐지 잘 안 어울리는 듯하지만 한번 국악의 맛을 본 학생들의 호응은 의외로 크다.

"언젠가 국악연주를 관람한 후 무척 해보고 싶어했는데 학교에서 방과후에 기회가 생겨 시작해보니 아주 재미있어요. "

벌써 2년째 방과후 가야금을 배워 온 강민정 (중2) 양은 "방과후 활동이 없었으면 국악에 접하기 어려웠을 것" 이라고 말한다. 지난 연말에는 가야금 반 학생들이 노인정에 위문공연까지 다녀 왔다.

"우리가 부르는 가야금병창을 들으며 어른들이 흥이 나 어깨를 들썩거렸어요. 미처 몰랐던 국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지요. " 화원중학교는 지난해 교육부 방과후 교육활동 전통음악 시범학교로 지정돼 전통음악반을 개설했다가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계속하고 있다.

개인 부담 강사료는 3만5천~7만원 정도로 다른 분야보다 비싼 편. 그래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다.불과 개교 3년밖에 안됐지만 그동안 방과후 활동이 자리잡기 어려운 중학교에 이 분야 선두학교로 꼽히게 됐다.

현재 16개 분야에 참여 학생은 약 29%.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의 90%이상이 방과후 교육활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 이라고 이영주 연구부장은 전한다.

교실 부족이 방과후 교육활동에 방해가 될까봐 '아침 상설활동프로그램' 도 운영한다. 현재 7개의 교과 관련분야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활동은 모두 외부강사를 활용하고 있다.

申교장은 "경험 있고 유능한 강사들을 엄밀하고 공정하게 자격심사하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와 방과후 교육활동운영위원회 활동을 강화했다" 고 말한다.

강양원 교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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