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대 박사과정 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까지 학교에서 받으며 공부하게 된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20일'학문 후속 세대 양성형 대학원체제 출범안'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박사과정 재학생 2900여명 중 1600여명에게 등록금 전액과 한달 60만원씩 연간 720만원의 생활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사 과정 학생들이 받게될 장학금은 1인당 연간 1100만~1600만원으로 전체 액수는 219억여원이다. 장학금 수혜 대상자는 서울대에 재직 중인 1600여명의 전임 교수가 성적.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한명씩 선정한다.
현재 서울대는 수업 조교를 맡는 대학원생에게 수업료를 면제하고 월 12만원을 지급하는 등 석.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연간 60억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서울대는 기업 등으로부터 학교발전기금 명목의 기부금을 받아 박사 과정 장학금을 위한 재원 219억여원을 마련했다. 정 총장은 "뜻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이 '대학에서 잘 가르쳐줘야 기업이 인재를 활용할 수 있다'며 학교 발전기금을 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장학금을 주기로 한 것은 대학원 교육 내실화를 위해서다.
정 총장은 "미국 등 선진국은 대학원생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준다"며 "장기적으로는 석사 과정 대학원생까지 모두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근로봉사 장학제도'도 내년부터 현실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학기마다 390여명의 봉사장학생을 선정해 월 30시간 동안 도서관 등 교내에서 봉사하게 하고 월 12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나 내년에는 대상자를 900여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미나 학생부처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워크 스터디(Work Study)의 개념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선정된 학생들은 장애인 학습도우미나 학교 안내원 등으로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