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쿼터는 섬유 수입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고 수출국 별로 물량을 할당하는 제도로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터키 등이 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무역자유화 움직임에 따라 1995년 이후 단계적으로 축소돼 온 섬유 쿼터제는 연말로 완전 폐지된다. 컨설팅 업체인 커트 새먼 어소시에이츠는 "중국의 세계 섬유시장 점유율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급속히 늘어나 25%에 이른다"면서 "쿼터제가 폐지되면 그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EU 등의 나라별 쿼터가 사라지면 제품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잘 팔릴 수밖에 없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중국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회사인 파이버 어레인지먼트도 "미국 의류시장의 중국산 비중은 16%인데 수년 안에 절반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4%에 불과한 인도산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15%로 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 섬유업계는 쿼터제 폐지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어차피 가격으론 어렵고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이 시급하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섬유 수출액(153억달러) 가운데 19%가 쿼터제를 등에 업은 물량이다. 쿼터제가 폐지되면 이 물량(29억달러)을 중국 등지에 빼앗길 공산이 크다. 연합회 관계자는 "얼마 전 방한한 WTO 관계자들은 쿼터제 폐지로 한국의 섬유수출 물량은 내년에 10억~13억달러, 2006년에 19억~20억달러 줄 것 같다고 추정했다"고 전했다. 쿼터제 폐지로 국제 섬유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국내 섬유업계엔 우울한 소식이다.
연합회의 김부흥 차장은 "쿼터제가 폐지되면 중국 등지의 값싼 제품이 더 쏟아져 나오면서 국제 섬유가격이 5~20% 떨어질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섬유 수출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