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 자유롭게 정당 편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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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 자민당은 방송법 중 '정치적 중립'의무화 조항을 삭제할 방침이라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다음달 중 개정안을 마련해 가을 임시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방송국은 원칙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에 구애받지 않고 독자적인 정치보도를 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정당의 견해를 홍보하는 전용 채널도 생겨날 전망이다.

자민당이 개정안을 마련하게 된 것은 "상당수 방송사가 지난해 중의원 선거나 지난 11일의 참의원선거 때 '반 자민당'에 서서 보도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이 방송사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사는 그대로 놔두고 자민당을 적극 홍보할 수 있는 방송국을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실제 자민당은 올해 초에도 당 홍보용 24시간 위성TV 채널을 만들려 했으나 방송법에 위반돼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방송국을 새로 만들 수 있는 곳은 큰 정당이나 대기업에 제한돼 있다"며 "정당 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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