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인 인질 풀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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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20일 풀려난 필리핀인 안젤로 델라 크루즈(右)가 바그다드의 필리핀 대사관에 도착하고 있다. [바그다드 AP=연합]

필리핀 군이 이라크를 완전 철수한 지 하루 만에 이라크 무장단체에 인질로 잡혀 있던 필리핀인 안젤로 델라 크루즈(46)가 석방됐다고 A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피랍 2주 만이다. 이라크 국민회의의 하이더 알 반다르 대변인은 "크루즈가 풀려났으며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필리핀은 철군하지 않으면 크루즈를 참수하겠다고 위협한 무장단체'할리드 이븐 알 왈리드 여단'의 요구대로 지난 19일 51명의 자국 병력을 이라크에서 철수시켰다. 뉴욕 타임스는"한 생명을 구하겠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필리핀의 굴복은 이라크에 주재하는 모든 외국인의 위험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무장단체는 이날 아랍권 웹사이트를 통해 이라크 주둔 일본 자위대가 철수하지 않으면 공격할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은 필리핀이 한 것처럼 하라"며 "철수하지 않으면 이라크에서 살해된 미국인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라크 남부 사마와에 육상자위대 병력 등 550여명을 파견했으며 다음달 8일께 병력 교체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무장단체는 김선일씨 살해를 지휘한 테러리스트 알자르카위의 산하 조직으로 알려졌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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