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현장을 가다]與공천탈락 현구청장들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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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현직 프리미엄' 대 '집권여당의 이점' . 6.4 지방선거에서 국민회의 소속이었으나 여당 공천에 탈락하자 야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서울시내 현직 구청장들의 재선여부가 관심거리다.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현직 구청장과 여당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후보중 유권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자못 흥미롭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25개 구청중 국민회의에서 탈당, 무소속으로 나선 구청장들은 도봉구 유천수 (柳千秀) , 양천구 양재호 (梁在鎬) , 강서 유영 (兪瑛) 후보등 3명. 또 광진구 정영섭 (鄭永燮) , 동대문구 박훈 (朴勳) , 중랑구 이문재 (李文在) , 관악구 진진형 (陳瑨炯) 후보등 4명은 한나라당으로 말을 바꿔타고 출마했다.

민선 1기인 지난 3년간 구청장을 지내면서 '선거운동' 을 해온 이들은 무엇보다 해당 지역에 얼굴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개정 선거법에 따라 신인 후보들이 얼굴.이름 알리기에 매우 애를 먹고있어 일단은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구청장이야말로 정치인보다는 행정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자리" 라며 지난 3년간의 공적홍보와 구정현안에 대한 정책제시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반면 현직 구청장을 밀어내고 경선 등을 통해 여권의 공천을 따낸 도전자들이 내세우는 구호는 '중앙정부가 밀어주는 사람' 을 뽑아달라는 것. 일부지역 후보들은 아예 '대통령이 추천한 사람' 이란 문구를 적은 현수막까지 내걸고 있다.

합동연설회에서 현직 구청장을 능가하는 청중동원력을 과시하고 있는 이들은 여권 실세와의 친분 등을 홍보물에 기재해 여당표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직구청장 후보 가운데 일부는 공천과정의 문제 등을 지적한 뒤 자신이 '진짜' 여당후보로 당선된 다음 국민회의에 재입당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며 여당표 공략에 나서는 이색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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