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북한 3차 핵실험 정보 입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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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으로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에서 남북 간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12일 황해도 옹진군 앞바다에서 임무수행 중인 북한 해군함정 주변으로 북한 어선들이 조업을 하고 있다. [연평도=연합뉴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1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북한 핵문제에 대해 군사적 대응과 외교적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최근 북한이 유엔의 결의안 채택에 반발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정보를 파악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주요 행정부 관리들에게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폭스 뉴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TV는 CIA가 북한 내 소식통을 통해 이 같은 정보를 얻었으며, 북한은 핵실험 외에도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확대 ▶서해안 군사기지에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 등을 선택 가능한 대응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미국의 비확산 담당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현재 북한군의 움직임이 전쟁이 임박한 것 같은 변화를 보여주지 않아 조금 안심은 되지만,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은 매우 예측할 수 없는 정권이기 때문에 매우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언 파네타 CIA 국장도 이날 미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다른 나라에 핵이나 미사일 관련 기술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북한에 ‘당근과 채찍’=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만약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고 대결 구도를 이어간다면 우리는 미국과 동북아 동맹국가들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군사적인 대응 능력도 갖춰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외교적 방법으로 북한 문제를 푸는 방법을 여전히 갖고 있으며,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길 희망한다”며 북한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올려놓는다고 해도 새롭게 제재 효과를 거둘 것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보즈워스는 이어 북한의 정전협정 무력화 시도와 관련해선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문제를 논의해 볼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북한의 핵기술 수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민주당 소속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은 누구에게나, 무엇이든 팔 것이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생각”이라며 “시리아에 대한 북한의 핵기술 수출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북한의 의도에 끌려가지 않기 위한) ‘선의의 무시’ 기류는 실용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점을 과거에서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리처드 루거 의원은 “최근 미얀마에 도착한 북한 항공기들과 선박들에 있는 화물이 무엇이냐”며 2007년 재수교 이후 접촉이 크게 늘어난 북한과 미얀마 간 핵 협력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통로 역할을 할지 모르는 북한의 전 세계적 무역 네트워크를 조사하기 위해 어떤 수준의 국제적 협력이 있느냐”고 물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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