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국방장관, 수하르토 퇴진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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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도네시아의 집권당 일부에서 수하르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데 이어 수하르토 정권의 최대 버팀목이었던 군부내 일부도 이에 동조하고 나서 수하르토 체제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또 학생과 재야단체는 대통령 선출권을 갖고 있는 국민협의회 (NPR)에 수하르토의 당선 취소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최악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8일자 최신호에서 인도네시아 군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군의 역할과 '포스트 수하르토' 정치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자문기구가 구성됐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전.현역 군장교들과 전직 장관 등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군의 역할이 줄어든 개방된 정부를 지향하고 있으며 위란토 군참모총장 겸 국방장관과 밤방 사회정치담당 장군이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2천8백만 회원의 이슬람 단체 '무하마디야' 의 지도자인 아미엔 라이스는 타임과의 회견에서 "밤방 장군 등 일단의 군 지휘부가 수하르토 하야와 정치개혁을 위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고 밝혔다.

한편 학생과 재야단체는 18일 의회 앞에 집결, 대통령 선출권을 갖고 있는 NPR의 개최와 수하르토 대통령의 당선을 취소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학생 등은 또 NPR가 24시간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20일의 '국민 각성의 날' 에 앞서 19일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하르토는 자신의 딸인 사회복지장관을 포함, 일부 각료들과 위란토 장군을 경질하는 개각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사태수습에 나섬으로써 대통령직을 고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수하르토가 준비중인 경질대상에 자신의 측근 각료들을 다수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개혁요구에 부응하는 모양새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또 소요사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위란토 장군도 경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하르토의 측근인 하르토노 내무장관은 대통령을 하야시키려는 움직임은 정부권위를 해치려는 행동이므로 법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강경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군 당국도 이슬람지도자 아미엔 라이스가 이끄는 국민위원회,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딸 메가와티가 이끄는 인도네시아 실무포럼 등 3개 재야단체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소요사태와 관련, 군 당국은 17일 수도 자카르타 곳곳의 상가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5백명에 달하며 1천3백여명을 약탈행위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5일 중단시켰던 은행간 외환거래와 루피아화 거래를 18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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