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복권식 '스크래치 경품카드'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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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기불황을 타고 즉석복권식 스크래치카드가 최근 들어 새 판촉수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크래치카드는 특수 인쇄로 덮여 있는 은회색 부분을 긁어 나타나는 그림.숫자에 따라 정해진 해당 점포의 경품 또는 무료.할인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운권으로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참여율이 높다는 게 매력이다.

이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식당.팬시점.노래방.슈퍼 등에서도 판촉.홍보를 위한 판촉물로 활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피자헛은 지난달 29일부터 6월7일까지 전국 1백40여개 매장에서 2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스크래치카드를 제공, 당첨 결과에 따라 축구공 및 축구스타들의 사진과 사인이 들어간 콜라컵 등 2만8천여점의 상품을 준다.

LG유통도 편의점인 LG25의 점포수 5백호점 돌파기념으로 지난 9일부터 23일까지 고객 사은행사를 실시하면서 처음으로 스크래치 카드를 도입했다.3천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카드를 줘 당첨된 고객에게 전자수첩.신라면.초코파이.볼펜 등 점포당 4만여점의 경품을 주고 있다.

소점포의 경우는 방법이 훨씬 다양하다. 단란주점.룸살롱 등 술집의 경우 길거리 원정 배포를 하는 게 대부분인데 결코 '꽝' 이 없다.

어떤 카드를 긁더라도 당첨 상품이 있게 해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서울 동교동의 코끼리분식집은 지난달부터 고객에게 카드를 나눠줘 코끼리 세 마리가 나오면 3천5백원짜리 메뉴를 무료로 제공하고 같은 숫자가 나란히 3개가 나오면 해당금액만큼 할인해 주고 있다. 서울길동의 VIP노래방은 카드를 긁어 나온 등수에 따라 뻐꾸기시계.머그.구두티켓 등을 경품으로 주고 '꽝' 이 나온 카드 3개를 모아 오면 1시간 무료이용 혜택을 준다.

보험설계사.자동차영업사원 등도 자신의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스크래치카드를 많이 뿌리고 있다. 이처럼 스크래치카드 수요가 늘자 최근 헬스디엠 (알라딘 스크래치카드) 이라는 스크래치카드를 전문 제작.공급해주는 체인점도 생겨 성업중이다.

김남중 기자 〈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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