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한국 강의 혼과 예술' 시리즈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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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그곳에 가면 예술혼이 흐른다. ' 우리 민족의 역사와 숨결을 머금고 도도히 흐르는 강은 삶의 젖줄인 동시에 예술혼의 모태다. 굽이치는 물줄기와 함께 산과 평야를 휘감는 강은 그 형세에 따라 각기 다른 기질의 예술을 잉태해 왔다.

우리 강을 따라 전통 예술의 맥을 더듬어 보는 상설 공연 시리즈 '한국 강의 혼 (魂) 과 예술' 이 예술의전당 한국정원에서 5~9월 마지막주 일요일 오후4시에 마련된다. 3천~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한국정원은 예술의전당 내 야외공연의 명소.

올해 첫 시리즈는 전통 무형문화재의 최대 산실인 섬진강과 영산강. 오는 31일 공연은 각각 섬진강과 영산강 유역에서 발원한 동편제와 서편제 판소리로 꾸며진다.

이날 공연에는 명창 박복남 (朴福男.72.전라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씨와 성창순 (成昌順.65.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예능보유자) 씨가 출연, 각각 동편제 '수궁가' 와 서편제 '심청가' 를 부른다. 朴씨는 칠순 나이에 전국판소리명창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국악인. 서울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송홍록.송만갑.유성준으로 이어지는 동편제의 정통 맥을 잇고 있다. 또 서편제의 대표적 명창 成씨는 박유전.김창환.정정열.정응민.정권진의 맥을 이어가는 보성소리의 주인공.

'한국 강의 혼과 예술 '은 지난 92년부터 5년에 걸쳐 판소리.농악.굿.탈춤.승무.북춤의 인간문화재를 초청해 펼쳐온 '한국의 소리와 몸짓' 에 이은 야외 상설무대. '한국의 소리와 몸짓' 이 박동진.강도근.공옥진 등 국내 최고 원로를 중심으로 꾸몄다면 이번 시리즈는 전통 예술의 지역별.장르별 특징을 조감하기 위한 것. 오는 2002년까지 낙동강.대동강.금강.한강으로 이어진다.

또 5월부터 10월까지 1.3주 일요일 오후4시에도 야외 무료공연이 펼쳐진다.

5월부터 7월까지는 사물놀이, 8월부터 10월까지는 군악대 공연. 예술의전당은 시민들에게 좀더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야외 무료공연을 대폭 늘였다. 문의 02 - 580 - 123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lull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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