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사태] 정국 4인방 행보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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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도네시아 사태가 혼란상태로 빠져들면서 인도네시아 정국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4인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수하르토 정권이 무너질 경우 집권할 가능성이 큰 유력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수하르토 대통령의 집권 기반이자 최고 권력기관이라 할 수 있는 군부의 지도자로 국방장관이며 군참모총장인 위란토 (50)가 손꼽힌다.

수하르토 부관 출신으로 개인적으론 군부내 개혁파로 분류되기도 하는 위란토는 최근의 시위 사태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시위대와 대화를 제의하는가 하면 개혁요구 수용 가능성을 발표하기도 해 국내외의 주목을 끈 바 있다.

군부와 함께 막강한 정치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이슬람의 움직임도 주목거리다.

2천8백만 회원의 이슬람단체 '무하마디야' 의 지도자인 아미엔 라이스 (54) 는 최근의 시위 사태와 함께 반 (反) 수하르토의 중심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수하르토의 7선을 반대했는가 하면 정치개혁과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 학생과 일반 시민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편이다.

또 인도네시아 정계의 고위층 인사들과도 교분이 두터워 향후 인도네시아 정국 전개에 따라 반 수하르토 세력과 정부를 잇는 역할을 수행할 인물로 꼽히고 있다.

재야세력의 상징적인 인물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52) 전 인도네시아 민주당 (PDI) 총재도 정국의 중요한 변수다.

아버지 수카르노 전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사태에서는 뚜렷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으나 유사시엔 반정부 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는 상징적 인물로 분류된다.

지난 3월 대선에서 수하르토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부통령에 오른 바차루딘 하비비 (61) 는 수하르토 유고시 합법적으로 권력을 계승할 인물이다.

정치적 영향력이 매우 높은 '인도네시아 이슬람 지식인 협회 (ICMI)' 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기술자 출신으로 인도네시아 항공산업을 무리하게 추진, 인도네시아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어 대중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유광종 기자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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