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중소기업 위기 탈출 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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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기업은행장(앞줄 오른쪽)이 올 2월 거래기업인 태진정공을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기업은행(은행장 윤용로·54)은 경제위기 극복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곳이 중소기업이고, 그 중소기업 지원을 기업은행이 앞장서고 있다. 이는 실적에서 드러난다. 기업은행의 올 1~5월 중소기업 대출 순증 규모는 6조4108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을 모두 합친 16조1818억원의 40%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조직의 모든 역량을 위기 극복과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경기 급락으로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들이 속출하자 기업은행은 만기도래 대출금 100% 만기 연장, ‘패스트트랙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는 아예 ‘이제 중소기업이다’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공급 32조원, 순증 12조원으로 지난해 목표(공급 24조원, 순증 8조원)보다 늘려잡았다.

4월부터는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중소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신규 취급하는 보증비율 85% 이상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보증비율 100%일 경우엔 1%포인트를, 보증비율 85~100%는 0.5%포인트를 자동 감면해준다. 총 4조원 한도로 연말까지 운용할 예정이어서 약 2만3000여 중소기업이 금리 감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어음 할인요율도 1%포인트 내렸다. 이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중소할인 특별펀드’를 조성했다. 1만9000여 기업이 수혜 대상이다. 많은 중소기업을 괴롭혀온 연체대출 금리도 3%포인트 낮췄다. 대출 연체 때 최고 연 21%였던 연체금리는 연 18%로 떨어졌다.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올해 안에 연체이자를 갚아야 한다. 올해 은행의 영업환경은 밝지 않다. 정부가 뒤받치고 있는 국책은행이라 해도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 기업은행은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거래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부점장급 인건비 반납과 각종 비용 절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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