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선거지침]"흰머리는 염색…꼭 禁酒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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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후보의 흰머리는 노쇠하게 보이므로 검게 염색하라" "신세대와 지식인을 위해 다양한 방법의 컴퓨터통신을 이용하라" . 국민회의 지방자치위 (위원장 金玉斗의원)가 12일 6.4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에게 이색적인 선거운동지침을 시달해 화제다. 후보의 행동수칙.선거전략.홍보대책 등을 총망라한 이 지침은 '후보와 배우자에게 주는 15계 (戒)' 를 제시했다.

선거기간중 절대 금주 (禁酒) 할 것, 악수를 최대한 많이 하고 직접 돈을 지불하지 말며 하루종일 걸을 것에 대비해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되 사람들이 있는 곳에 차를 타고 나타나지 말 것 등이다.

반면 후보부인은 "선거사무실 출입을 삼가고 지역말씨를 사용하며 화장과 옷차림은 수수하게 하되 물건살 때 깎지 말라" 는 자상한 (?) 권유도 포함돼 있다.

오전5시부터 다음날 오전1시까지 후보가 해야 할 일과를 시간대 별로 분류한 대목도 이채롭다.

오전5~7시 조기축구.약수터.등산로.새벽시장을 찾고 출근시간대엔 전철.버스정류장 등 유권자와 접촉을 최대화할 수 있는 길목을 노리도록 했다.오후5시부터는 시장을 보러온 여성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허름한 식당을 찾아 세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효과적인 운동방법으로 예시했다.

지침은 특히 명함인쇄물 배포금지 등 선거법개정과 정보통신 보급화 등 변화된 시대상에 적응하는 선거운동 방법도 제시했다.전자우편.게시판.동호회.대화방 등 각종 컴퓨터통신을 최대한 활용토록 하고 밝은 목소리에 정확한 어법과 표준어를 구사하는 20, 30대 여성이 주축이 되는 전화홍보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지침이다.

선거의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선거전에 대비, 긍정적이며 명랑하고 지역정서에 맞는 젊고 친근감 있는 이미지메이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소녀의 권유에 따라 텁수룩한 턱수염을 길러 온화하고 중후한 이미지로 변모한 링컨대통령을 성공사례로 예시했다.

얼굴색이 검고 희거나 기형일 때는 분장을 하고 TV출연시 시청자의 시선이 옷에 쏠리는 체크무늬와 유행색 옷, 금테안경.장신구는 착용을 삼가도록 권유했다.

문일현 기자 〈muni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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