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전주시장 표창 김성찬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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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황영조 아저씨처럼 세계 제일 가는 훌륭한 마라토너가 되고 싶어요. " 제76회 어린이날 전주시장 표창 (대상) 을 받은 김성찬 (金城粲.13.중산초등학교 6년) 군. 金군은 3년 전부터 가정불화로 부모가 모두 집을 떠나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조부모.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성찬이는 이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우리 나라 최고의 장거리 육상선수를 꿈꾸는 야무진 소년이다. 육상 8백m가 주종목인 성찬이는 96년 전북종별선수권대회 1위를 비롯해 97년 소년체전선발대회 3위, 97년 전북종별선수권대회 1위등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벌써부터 중학교 서너군데에서 군침을 흘리며 서로 스카웃해 가려고 아우성이다. 특히 성찬이는 운동 뿐 아니라 학교생활에서도 모범생으로 주위 칭찬이 자자하다.

성찬이네 가족은 2년째 중풍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농삿일을 하면서 손자.녀를 돌보는 할머니, 중학교에 다니는 누나 등 모두 네 식구다. 때문에 성찬이는 어리광이나 응석은 아예 생각도 못한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피곤하지만 할아버지 병수발은 물론 할머니 팔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말벗도 해준다.

성찬이의 또 다른 은인은 체육부를 지도하는 이상문 (李相文) 선생님. 2년전 장거리를 뛰어도 지친 내색을 하지 않는 뛰어난 근성을 가진 성찬이를 발굴, 아버지 역할까지 하며 많은 뒷바라지를 해왔다.

학용품이나 용돈 외에도 운동하는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아낌없이 지원해주고 지칠때면 힘내라며 항상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오는 23일부터 창원에서 열리는 소년체전 출전준비로 무척이나 바쁜 성찬이는 "금메달을 반드시 목에 걸어 학교의 명예를 높이고 할머니와 李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릴거예요" 라며 두 주먹을 꼭 쥐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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