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위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따가운 비판을 받았던 신용평가기관들이 평가 체계를 보완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와 무디스.피치 IBCA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들은 평가 요소를 확대하고 단기부채에 대한 관찰을 더 강화하고 나섰다.
피치 IBCA의 크리스토퍼 허니 국장은 "과거에는 과도한 빚을 안고 있는 채무국의 단기채무만 주시해 왔지만 이제는 모든 나라의 단기부채를 주시하고 있다" 고 밝혔다.
무디스는 과거의 방식으로는 아시아 경제위기와 같은 상황을 미리 경보 조치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새로운 평가 체계를 시험 중이다.
2차 대전 이후 실제로 파산한 국가가 하나도 없는데다 최근에는 경제난에 부닥친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 과거처럼 파산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의미가 없어졌다고 이 회사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IMF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는 식의 경보 체제를 가동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S&P는 경기 후퇴가 금융기관에 어떤 압박을 가하는지 주목하기로 했다.
또 경기 후퇴시 악성부채로 변할 수 있는 국내 부채의 규모에 따라 세계 금융시스템을 5등급으로 분류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중국은 개도국중 매우 불안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P는 그러나 "이 점이 중국의 위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고 덧붙였다.
정부 지급보증을 받은 민간기업의 부채가 아시아 위기에서 문제가 됐던 점을 주목해 S&P는 잠재적인 부채 (우발 채무) 도 평가 요소에 포함시켰다.
중국.일본.말레이시아.태국은 우발 채무가 국내총생산 (GDP) 의 30% 이상에 달한다.
이들 평가기관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목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조작 가능성이다.
S&P는 이에 대비해 각국 중앙은행이 지불준비금과 유동성을 얼마나 잘 조절하고 있는지에 대해 일시에 조사.발표할 계획이다.
피치IBCA도 외환보유고 적정 여부를 3개월 분의 수입액과 비교해왔던 전통적인 방식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 과거의 자본 흐름과 외국인 주식 보유 규모 등을 참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