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북일-경남상 결승티켓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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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북일고 8 - 7 경기고]

은빛 대통령배가 경부선을 탔다. 충남 천안 (천안북일고) 과 대구 (대구상고)가 정거장이고 부산 (경남고.경남상고) 이 종착역. 서른두살의 대통령배를 실은 열차가 어디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제32회 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 (중앙일보사.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삼성생명 협찬) 는 대회 7일째를 맞은 28일 구도 (球都) 부산의 기수 경남상고와 충청야구의 선두주자 천안북일고를 4강에 합류시켰다.

91년 이 대회 우승이후 7년만에 정상복귀를 노리는 경남상고와 지난해 우승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북일고는 29일 낮12시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아무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팽팽한 접전. 연장 13회, 4시간24분에 걸친 명승부는 끝내기 홈런과 8 - 7의 '케네디 스코어' 라는 짜릿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고교야구 특유의 묘미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북일고는 7 - 7로 동점을 이룬 연장 13회말 2사후 이날 승리의 주인공 이성권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짜릿한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4강행 막차에 올랐다.

북일고는 8회초까지 6 - 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8회말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저력을 발휘했다. 선두 이성권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신호탄으로 쏘아올리자 서인석.이해림.조규수가 연속안타로 뒤를 받쳤고 문용민이 중월2루타를 터뜨려 대거 4득점, 7 - 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다 잡았던 대어가 손에서 빠져나가는 순간, 경기고는 9회초 2사 1, 2루에서 김동우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이후 12회까지는 강희성 (경기고) 과 문용민 (북일고) 의 팽팽한 투수전. 조금만 삐끗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징검다리 승부는 13회말 2사후 타석에 등장한 이성권이 볼카운트 0 - 2에서 강희성의 힘없는 몸쪽 커브를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짜릿했던 승부의 막을 내렸다.

[경남상 5 - 1 성 남]

투타에서 짜임새를 갖춘 경남상고가 완승을 거뒀다. 경남상고 에이스 김사율은 성남고 타선을 9이닝동안 6안타.1실점으로 틀어막고 삼진도 9개나 잡아내는 눈부신 완투로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경남상고는 안정된 마운드를 발판으로 타석에서 끈끈한 응집력을 발휘했다. 경남상고는 2회말 이주석의 볼넷에 이어 곽주섭의 통쾌한 우월 3루타로 선취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이중훈이 중전안타로 곽을 홈으로 불러들여 2 - 0으로 앞서 나갔다. 이날 경기의 스타 곽주섭은 6회말 2사1, 2루에서 구원등판한 성남고 투수 신동민으로부터 큼직한 중월 3점홈런을 뽑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태일·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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