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인천매립지 개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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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동아건설이 농림수산부의 강경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천매립지 3백73만평을 외자유치를 통해 개발하겠다고 공식 발표함으로써 매립지의 개발허용문제가 본격 도마위에 올랐다.

이에따라 정부는 동아의 논리를 수용 개발을 허용하든지 아니면 계약불이행을 걸어 제3자에게 용수로건설과 대리경작을 하게하는 택일 (擇一) 의 수순으로 몰려들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동아건설은 27일 인천매립지 개발을 전제로 세계적인 투자자문 용역회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사 일본법인 (PWAC) 과 40억 달러 규모의 해외투자자 유치계약을 체결, 조만간 농림부와 인천시에 인천매립지 외국인 투자 자유지역 조성계획을 제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동아가 체결한 계약서에 따르면 인천매립지를 외국인 투자자유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사가 6개월 이내에 외국투자자들로부터 4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고, 동아는 이 자금 등을 투입, 앞으로 10년동안 첨단산업.물류.관광위락단지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사 일본법인 고바야카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매립지의 위치와 한국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외국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돼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 며 "내달 10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미국.일본.이탈리아.싱가포르 등지에서 외자유치 설명회를 가질 계획" 이라고 밝혔다.

동아그룹 최원석 (崔元碩)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용도변경에 따른 특혜시비와 농지감소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 이익금 전액을 국가에 헌납하겠다" 고 전제, ^개발이익금으로 이 매립지 규모 (3백73만평) 이상의 대체농지를 조성해 국가에 헌납하거나^전체 매립지중 2백만평만 용도변경하고 나머지는 국가에 헌납^개발이익금으로 중국.러시아연해주 등에 농업단지를 조성하는 것 등 3가지 개발방안을 제시했다.

동아건설은 이 땅이 개발되면 연인원 34만명의 고용창출과 2백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2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아측은 농지인 이 매립지가 개발가능지역으로 용도변경이 안될 경우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선 일체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김동태 (金東泰) 농림부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규모 간척지 개간을 민간기업에 맡긴 것 자체가 엄청난 특혜인데 용도변경까지 요구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 면서 기존의 개발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金차관은 또 "지난 17일 농림부를 방문한 동아그룹 崔회장이 인천매립지에 대한 정부입장을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면서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사는 외국투자자업체가 아닌 투자중개회사에 물과한데도 동아건설측은 마치 40억달러의 외자를 당장 유치해 외환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것처럼 과장홍보를 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한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는 지난 96년 매출액이 50억달러 규모인 세계 6대 회계감사.컨설팅전문업체로 동아측과 계약한 일본법인을 포함, 8개국에 독립법인이 있고 1백9개국에 진출해 있다고 동아측은 밝혔다.

손용태·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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