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이전에 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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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광주 전남도청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건설 순회공청회에서 빈 자리가 많은 가운데 참석자들이 자고 있다. [광주=양광삼 기자]

대전.청주.부산에 이어 15일 광주와 춘천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건설 공청회'는 정부 측 주제 발표자들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적극 홍보하는 데 치중한 반면 일부 청중은 '밀어붙이기식'수도 이전 방식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광주 공청회에서 토론에 나선 김종현 광주.전남 시민연대 상임위원장은 "국민은 노무현 정부가 국가 장래에 대한 비전 제시보다 새 수도 건설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며 "법률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성숙된 민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건철 광주.전남 발전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수도 이전은 충청권 이외 다른 지방의 인구나 자본의 역외 유출로 오히려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공청회에선 첫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영정(균형발전위 전문위원)씨가 "신행정 수도 건설은 청와대와 언론의 싸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태백시번영회 이상출 사무국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원일보와 국민일보를 흔들며 "수도 이전을 정치적으로 몰아가지 마라. 나는 조.중.동 보지 않는다. 다른 신문들도 반대 기사가 많다. 일방적인 여론몰이식으로 가지 마라"고 맞받아 한때 공청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인제군의회 박응삼 의원은 "공청회가 '짜고치는 고스톱'같다는 생각이다"며 "토론자들의 얘기가 거의 흡사해 수도 이전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춘천.광주=이찬호.천창환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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