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촌지문제 희화한 MBC 쇼프로에 시청자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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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학교내 촌지문제를 희화화시킨 MBC '쇼 토요특급' 에 대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방송 한주일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18일 처음 방송된 '유치원에서 배운다' 코너. 스튜디오에 출연한 4명의 유치원생들에게 촌지를 강요하는 교사를 학부형들이 고발한 사건을 보도한 '뉴스데스크' 의 한 장면을 보여준 뒤, 별 반응이 없자 이를 다시 서경석.이윤석이 어린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만든 '눈높이 뉴스' 로 패러디한 것.

뉴스진행자로 분장한 두 사람은 "촌지란 공부도 못하고 말썽만 피우는 아이를 예뻐해 달라고 (선생님에게) 더 주는 돈" 이라며 "그런 선생님들은 똑같이 뚱뚱한 아이가 둘이 있어도 돈을 갖다주는 뚱뚱한 아이를 부를 때는 천하장사라고 하고, 돈을 안갖다 주는 뚱뚱한 아이를 부를 때는 돼지라고 한다" 고 말했다.

유니텔 등 각 컴퓨터통신망의 MBC 옴부즈맨 코너에는 "촌지를 받는 일부 교사들이 있는 것은 인정하나 모든 교사들이 다 그렇다는 식으로 소화한 것은 너무했다" "근본문제와는 빗나간 희화화로 교사들을 매도했다" "당황스러워서 아이가 보지 못하도록 채널을 돌렸다" 등의 비판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연출자 김승환PD는 "각종 사회현상에 대한 아이들의 순수한 반응을 보여주려던 것" 이라면서 "아이템선정에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고 말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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