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랍국과의 관계]67년부터 '땅싸움'한 중동의 화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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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스라엘 반세기는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아랍국들과의 전쟁으로 점철된 고난의 역사인 동시에 끝없는 '땅' 싸움이었다. 독립후 첫 전쟁인 67년의 '6일 전쟁' 은 요르단강 서안 (西岸).골란고원.동예루살렘.가자지구 네 지역 점령이라는 선물과 함께 복잡한 분쟁의 불씨를 동시에 남겨놓았다. 서안에서 쫓겨난 40만 팔레스타인과 나머지 점령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시리아.요르단.이집트를 적 (敵) 으로 만들었다.

이집트와의 평화조약 (79년) 체결 등 공존을 모색하던 이스라엘이 93년 '땅과 평화' 를 맞바꾸는 오슬로합의를 체결하면서 이 지역에 평화가 무르익는 듯했다.

98년8월까지 3단계에 걸쳐 이스라엘군이 헤브론과 서안에서 완전 철수, 팔레스타인 자치를 확대하는 대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주권과 무력투쟁을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95년 오슬로 협상의 주역 이츠하크 라빈 총리 피살 이후 보수.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등장해 중동평화협상은 다시 표류하고 있다.

현재 서안에서의 철군 범위를 놓고 팔레스타인의 30% 주장과 이스라엘의 10% 이상 불가 (不可) 주장이 맞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동 (東) 예루살렘 양보문제도 철저히 맞서 있고 골란고원 협상도 96년초 중단된 뒤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올들어 미국의 데니스 로스 중동특사가 설득에 나섰으나 모두 허사였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중재로 다음달 4일 런던에서 평화회담이 재개되지만 워낙 의견차가 커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스라엘 약사〉

▶1897년 : 1차 세계시온주의자대회 개최, 유대인의 민족국가 설립 제안

▶1948년 5월14일 : 독립선포. 유대력 48년 4월30일

▶67년 6월 : 6일전쟁

▶73년 10월 : 욤키푸르 전쟁, 이집트.시리아의 골란고원 기습 격퇴

▶77년 : 이집트 조건부 평화 제의

▶82년 5월 : 레바논 침공

▶87년 12월 :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 폭동

▶93년 : 라빈.아라파트, 오슬로 평화합의 서명

▶95년 11월 : 라빈 총리 피살

▶96년 6월 : 네타냐후 총리 집권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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