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만은…GM대우 사장 호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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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자동차의 닉 라일리 사장이 전 직원에게 파업 자제를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라일리 사장은 최근 전자게시판 등에 올린'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노사가 20여차례 협상을 통해 단체협약 개정, 임금 인상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노조가 지난 8일 파업을 결의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그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써온 직원들의 노력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파업은 회사의 미래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대우인천차(옛 대우차 부평공장) 인수와 지난 3월 발표한 1조7000억원의 중장기 투자계획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대우인천차 인수의 선행 조건이며 지금은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지원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라일리 사장은 "중장기 투자계획은 지난해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쳐 마련된 것"이라며 "다른 경쟁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회사(GM)가 한국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원들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회사가 당면한 현실과 임.단협 협상 과정을 볼 때 파업 돌입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GM대우차 노조 관계자는 "라일리 사장의 담화문은 사장으로서 직원들에게 할 수 있는 관례적인 호소로 현재 노조는 사측의 협상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사측과의 협상 진전도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GM대우차 노사는 지난 5월 12일 상견례 이후 24차례에 걸쳐 협상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8일 파업을 결의하고 9일부터 돌입했다. 현재 전 공장에서 주야 4시간씩 부분 파업 중이다. GM은 1998년 북미공장 두 곳의 해외 이전을 둘러싸고 52일간의 장기 파업을 겪었으며, 이때 22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미국 내 업계 1위 자리를 포드에 내줬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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