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공동마케팅 전략' 확산…저비용·고효율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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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불황일수록 상부상조 전략으로 공생 (共生) 하자.'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 이후 '저비용 고효율' 을 노린 기업간 공동마케팅이 급속도로 확산돼가고 있다.

공동마케팅은 판매와 광고.홍보활동을 함께 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게 목적. 유사 업종끼리는 물론이고 타깃층을 공유하는 다른 업종 간에 특히 빈번하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4~5월 두 달 동안 삼성 디지털 휴대폰으로 SK텔레콤의 011이동전화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에게 30개월간 월평균 2만5천원 이상 사용했을 경우 소액만 받고 최신형 휴대폰으로 보상 교환해주는 '베스트&베스트 대축제' 를 실시 중이다.

SK텔레콤은 신규고객을 유치,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고 삼성전자도 휴대폰 판매를 촉진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판매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전략이다.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도 상호 제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전혀 어울릴 것같지 않은 잡화 위주의 편의점 LG25와 손잡은 게 대표적 사례.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최근 자사의 워드프로세서인 워드97 신문광고를 통해 다음달 16일까지 신문광고에 부착돼 있는 쿠퐁을 오려서 LG25를 방문하면 워드97 특별판 CD를 나눠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연극.영화와 손잡고 공동마케팅을 펼치는 경우는 고전적인 기법. 하지만 요즘 들어 부쩍 늘어가는 추세다.

출판사인 정보문화사는 신간 '98비주얼 컴퓨터 길라잡이' 의 신문광고를 내면서 다음달 3일까지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공연기획 이다의 '마술가게' 란 연극 광고도 함께 실어주고 있다.

극단측은 책을 산 구매자들에게 무료 초대권을 주는 방식으로 출판사를 돕고 있다.

여러 업체가 뭉쳐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거나 공동매장 운영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참존.한국콜마 등 7개 화장품회사들은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화장품에 '이루세' 라는 공동상표를 붙여 곧 시판에 들어간다.

또 코리아나.로제 등 다른 7개 화장품회사들의 경우 단독으로는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백화점에 공동매장 형태로 진출키로 하고 다음달 말까지 세부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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