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1년간 줄인 CO₂ 여의도 6.5배 숲 살린 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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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4월 초 신세계 임직원 100여 명이 경기도 양평에서 소나무(강송) 3000여 그루를 심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130여 개 신세계 사업장 임직원 1만여 명이 1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신세계 제공]

전국의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에 설치돼 있는 음료수 자동판매기 1600여 대와 정수기 1900여 대는 밤에 가동하지 않는다. 타이머가 부착된 콘센트가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한다. 지난해 신세계 백화점 7개 점포와 이마트 122개 점포에서는 이런 방법으로 300만㎾h를 아꼈다. 1만 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전기료 2억5000만원을 줄였다. 다만 정수기는 6~9월에는 24시간 가동한다.

2일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18층 지원본부. 직원들이 자료를 프린트하자 인쇄물 오른쪽 하단에 이름과 사원번호·날짜가 작은 글씨로 찍힌다. 계약서 등 일부를 제외한 인쇄물에 프린트한 사람이 기록된다. 프린트 실명제다. 이 회사 이모(33) 대리는 “프린트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종이를 쓸 때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에코 경영은 이렇게 작은 데서 시작한다. 광고탑·가로등의 가동 시간 줄이기 등의 방법으로 지난해 71억원을 절감했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3만7000t 줄였다. 이는 30년생 잣나무 220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한 양과 맞먹는다. ㏊당 400그루를 기준으로 5500㏊(여의도 면적의 6.5배)의 잣나무 숲을 조성한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이 2일 본지의 ‘지구를 위한 서약’ 캠페인에 동참했다. 신세계의 에너지 절약 목표는 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항목이 많다. ▶사무실·계산대 모니터 절전 ▶점심시간 일괄 소등 ▶가로등 격등 운영 ▶적정 냉난방 온도 준수 ▶3층 이하 계단 이용하기 ▶야근 때 부분 점등 ▶공동 휴지통 사용하기 등이다. 올해 에너지 절약 목표는 3%. 돈으로 환산하면 50억원어치다. 윤명규 신세계 기업윤리실천사무국장은 “사용하지도 않는 자판기와 정수기로 낭비되는 전력이 생각보다 많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대로 작은 절약도 모이면 큰 성과가 된다”고 말했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작업도 진행된다. 600만 개에 달하는 종이컵과 화장실 종이타월을 없애는 중이다. 종이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신세계는 지난달 머그컵 4000여 개를, 이마트는 1700여 개를 지급했다.

 이마트는 태양광 발전이나 폐열 회수설비 등 61개 에너지 절약 아이템을 정해 놓고 점포별로 부지나 여건에 맞는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3월 문을 연 경기도 용인 구성점은 460㎾급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10월에 문을 여는 제천점은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한다. 이경상 이마트 대표는 “2012년 에코 이마트가 완성되면 연간 200억원 이상 비용이 절감되는 셈이고 CO₂ 배출도 7만3000여t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지구를 위한 서약에 참여한 곳>

포스코, 서울 수유2동 현대아파트, 안산시, 순천시, 한양대, 경찰청, 속초해경, 에너지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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