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마음 헤아리는 인재 모셔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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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석채 KT 회장은 1일 “(KT의) 유선사업은 급강하하는 비행기 같다.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컨버전스 서비스를 개발하고 아프리카 등지의 신흥시장을 공략해 2012년엔 본사기준 22조원대 매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회사 KTF를 합병한 통합 KT 출범식 직후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날 행사에선 3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와이브로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오가며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핸드오버’ 기술을 세계 처음 시연했다.

1일 오후 경기도 분당 KT 본사에서 이석채 회장(左)과 임원들이 상용 와이브로 네트워크의 ‘핸드오버’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매출·영업이익 목표는.

“2012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은 현재보다 3조원이 많은 27조원, 영업이익률은 지금보다 3%포인트 오른 11.4%로 끌어올리겠다.”

-기존 KT 사업 부문의 매출이 계속 떨어지는데.

“유선전화 매출은 급감하고 있고, 인터넷전화는 격전 중이다. 매출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운 만큼, 감소 속도를 최대한 늦추면서 강력한 비용절감으로 현재 이익 수준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겠다. 유선전화·이동통신 같은 기존 주력사업의 매출 감소를 겁내지 않고, 다양한 컨버전스 상품을 내놓아 미래의 성장 기반을 닦겠다.”

-비용 절감은 어떻게 할 건가.

“인위적 인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는다. 대신 (연봉제 도입 등) 생산성을 높일 만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버는 동안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신상품을 적극 개발하겠다. 고객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기 위해 (금융권 출신의) 양현미 마케팅전략본부장(전무)을 영입했듯이 통신과 무관한 분야의 인재를 적극 모실 것이다.”

-글로벌 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통신사업은 나라마다 규제가 달라 어렵다. 하지만 통신망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해 기업 생산성 향상을 돕는 서비스나 IPTV 시스템 개발·구축 등은 어느 나라에서도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런 사업을 적극 개발하겠다. 또 해외 진출 때는 국내 IT 장비업체를 동반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

-계열사 운영 방향은.

“이전처럼 계열사가 본사 임원의 퇴임 후 자리보전에 활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SK 사람들을 만났을 때 SK와이번즈야구단 김성근 감독 얘기를 들었는데 인상적이었다. 김 감독은 엄청난 강훈련을 시키면서도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 선수들이 그를 믿고 따른다고 한다. SK그룹도 김 감독에게 전권을 위임한 채 간섭하지 않고 지원만 한다더라. (나도) 그처럼 능력 있는 임원을 계열사로 보내 실력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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