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높아지는 저층 … 요즘은 6층도 저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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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아파트 청약자들은 저층에 당첨되면 사생활 보호·방범 등의 문제 때문에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업체들은 계약 포기를 줄이기 위해 저층의 분양가를 낮게 책정한다. 그런데 분양가 책정에서 저층으로 분류되는 층이 높아지고 있다.

3일부터 청약 접수하는 인천 청라지구 5개 단지 동시 분양 물량 중 6층 이하를 저층으로 구분한 단지도 나왔다. 반도유보라는 15층 가운데 6층 이하의 분양가를 7층 이상보다 2~11% 낮게 매겼다. 6층과 7층의 가격 차이는 주택형별로 880만~1040만원. 최고 30층으로 짓는 SK뷰와 한양수자인은 5층까지를 저층으로 나눴다.

그동안 저층은 대개 2~3층까지였다. 아파트 높이가 10~12층 정도에 불과했던 1970년대 말~80년대 초에는 6층 정도면 로열층에 속했으나 이제는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저층’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SK건설 이종헌 분양소장은 “주거환경이 저층이나 마찬가지인 4~5층 당첨자들의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저층 기준을 올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들 층은 사생활 보호 등에선 1~3층과 별 차이가 없으면서 분양가는 더 높은 층과 같아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요즘 아파트가 초고층화하는 현상도 저층의 범위를 넓히는 요인이다. 이번에 분양되는 청라지구 단지들은 다른 지역의 아파트보다 10층 정도 높은 최고 30층까지로 지어진다.

임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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