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 15∼20% 굶어죽어" 프랑스 국경없는의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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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 주민의 15~20%가 이미 굶어 죽는 등 북한의 기아상태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 (紙)가 '국경없는 의사회 (MSF)' 관계자의 말을 인용, 11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최근 북한과 중국 접경지대를 12일간 다녀온 '국경없는 의사회' 관계자들이 현지에서 수집한 증언을 토대로 한 베이징 (北京) 발 기사에서 일부 국제기구들이 북한의 식량난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현재 평양에 상주중인 1백여명의 국제기구 요원들은 북한 당국의 감시아래 '공식 방문지' 만을 돌아볼 수 있을 뿐 일반 주민들의 참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국경없는 의사회' 는 오늘의 북한 상황을 60년대초 마오쩌둥 (毛澤東) 시대 중국에서 3천만명이 기아로 죽어갔는데도 당시 중국에 초대됐던 서방 전문가들이 공산당 간부들의 거짓과 속임수에 속아 "중국에 진정한 기아는 없다" 고 증언했던 것에 비유했다.

북한내 친척을 자주 방문한다는 한 한국계 중국인 목사는 "북한 주민의 15~20%가 굶어죽었고 5%는 잘 살고 있다.북한 당국이 원조식량 중 극히 일부만 배급하고 나머지는 군용 비축창고로 보내거나 암시장에 내다팔기 위해 유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이 단체 관계자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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