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웹표준 준수로 글로벌서비스 교두보 마련…개발비도 50%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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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픈마켓인 G마켓이 MS의 Expression Web 2를 통해 Active X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개발비용을 50%까지 절감해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G마켓은 현재 시장 점유율, 거래량, 월간 페이지 뷰, 일평균 방문자 수 등 다양한 지표 상에서 업계를 이끌고 있다. G마켓의 리더십은 서비스의 핵심인 웹 사이트 운영 부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G마켓의 웹 사이트는 2009년 초 현재 국내 쇼핑 사이트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웹 표준 호환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픈웹 등의 표준화 관련 단체 및 사용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G마켓이 웹 표준화 작업에 나선 것은 2008년 5월이다. 이후 2009년 2월까지 메인 페이지 및 대중소 카테고리 페이지의 표준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G마켓 IT기획그룹의 한종호 그룹장은 "짧은 시간 내에 이같은 작업을 완수할 수 있었던 데에는 Expression Web 2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G마켓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오픈 마켓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브라우저인 Internet Explorer에 초점을 맞춰 사이트를 개발, 유지해 왔다. 그러다 보니 사이트 운영에 있어 호환성 이슈는 다양한 종류의 브라우저 지원(cross browsing)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 새로운 Internet Explorer 버전과 이전 버전 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Internet Explorer 8 출시 때는 사정이 달라졌다. 이와 관련해 G마켓 IT 기획팀 신정훈 대리는 “Internet Explorer 8이 웹 표준을 표방하고 나선 데다 Active X와 관련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아지면서 인터넷 관련 업계에서 웹 표준 준수에 대한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었다”며 “여기에 더해 2008년 시행된 장애인차별법과 관련해 웹 접근성 개선 역시 미룰 수 없는 시급한 현안이다 보니 웹 표준 준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처럼 받아들여 졌다”라고 말했다.

웹 표준 준수가 업계 공통의 관심사였던 2008년 초 G마켓은 모든 것을 표준에 기초해 다시 생각하고, 비표준적인 요소들을 하나 둘 바꾸어 나가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G마켓은 한 가지 뚜렷한 원칙을 마련했다. 어떤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건 간에 고객이 G마켓 사이트 검색부터 구매, 배송 확인까지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브라우저의 종류와 관계 없이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기 위해 G마켓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웹 표준화 전략을 구체화했다.

G마켓 IT 기획팀은 두 단계에 걸쳐 웹 표준화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Active X와 Visual Basic 스크립트를 대체 가능한 기술로 전환하는 것과 중요 페이지의 표준화 작업이었고, 이를 마친 후 두 번째 단계에서는 표준화 대상 사이트의 범위를 확장하는 가운데 웹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첫 번째 단계 작업을 하는 가운데 Active X나 Visual Basic 스크립트를 대체 기술로 전환하는 것과 달리 웹 페이지 표준화는 사람의 손이 너무나도 많이 갔다. G마켓 IT 기획팀이 첫 번째 단계를 진행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작업 범위는 메인 페이지와 대중소 카테고리의 메인 페이지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다. 이들 페이지는 W3C에서 제공되는 Validator를 통해 표준 준수 여부를 검증하고, 비표준 요소 발견시 이에 대한 수정 작업을 한 후 여러 종류의 브라우저를 가지고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이처럼 과정이 길다 보니 G마켓 IT 기획팀은 두 번째 단계 작업에 대한 걱정이 생기게 되었다. 신정훈 대리는 “첫 단계 작업을 진행하면서 수 천 페이지가 넘는 G마켓 사이트를 일일이 열어 표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수정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한 규모의 작업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G마켓 IT 기획팀은 웹 표준화 작업에 쓸 수 있는 자동화 툴을 찾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방안을 찾아 나섰지만, G마켓이 원하는 수준의 자동화를 지원하는 툴은 없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G마켓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문의를 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답으로 Expression Web 2를 소개 받았다. 신정훈 대리는 “우리가 원했던 툴은 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면, 바로잡아야 할 부분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그런 것이었다”라며 “툴 도입을 검토하던 당시 Expression Web 2와 같은 수준의 보고서를 제공하는 도구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Expression Web 2 사용을 결정한 후 2008년 1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G마켓은 메인 페이지 및 대중소 카테고리 페이지를 모두 표준화 했다. Expression Web 2를 현업 관계자들에게 배포하였고, 이후 표준화 대상 페이지에 대한 전수 검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현업 관계자들은 Expression Web 2에서 제공하는 ‘호환성 보고서’와 ‘CSS 보고서’ 기능을 활용해 검사 대상 페이지에 존재하는 비표준 요소를 바로 확인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이에 대한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자동화된 비호환성 검사 그리고 즉석에서 이루어지는 수정을 통해 G마켓은 방대한 분량의 표준화 작업을 아무런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Expression Web 2를 통해 당초 목표로 했던 W3C에서 권고하는 HTML 4.01, CSS 2.1 표준을 따르는 사이트로 개편한 후 2009년 4월 현재 G마켓은 전체 페이지를 대상으로 한 표준화 작업 및 웹 접근성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신정훈 대리는 “장애인들도 불편함 없이 G마켓 사이트를 검색하고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라며 “먼저 테이블 디자인을 DIV 디자인으로 바꾸는 등의 컨텐츠 선형화 작업을 할 것이고, 다음으로 이미지 형태의 컨텐츠의 경우 텍스트 정보를 제공할 것이며, 그리고 마우스 없이 키보드만으로도 사이트 이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자동화된 웹 표준 검수 도구를 활용한 50% 이상의 개발 비용 절감

G마켓은 Expression Web 2를 통해 한결 빠르고, 정확하게 웹 표준화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G마켓 IT기획그룹 한종호 그룹장은 “2008년 5월부터 10월까지 처리된 것 보다 더 많은 페이지의 표준화 작업이 1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치러졌다”며 “동일한 수의 인력을 같은 기간 동안 투입했다고 봤을 때 50% 이상의 공수 절감 효과를 Expression Web 2를 통해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입 인력 절감 못지 않게 비표준 요소에 의한 고객 클레임 발생을 사전에 줄일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효과다. 이와 관련해 신정훈 대리는 “Expression Web 2가 없었다면, 전체 페이지가 아니라 고객 클레임이 등록될 때마다 건건이 표준화 관련 테스트 및 수정 작업을 해야 했을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case by case)의 표준화는 고객도 불편하고 G마켓 입장에서도 비능률적”이라고 말했다.

◇ 웹 표준 및 접근성 확보로 고객 만족 극대화

웹 표준 중심으로 사이트를 전환한 이후 G마켓은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의 특징 중 하나인 복잡하고 화려한 구조를 띈 구조가 아닌 가볍고 빠른 웹 페이지를 통한 고객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플래시 등으로 디자인적 요소만 강조한 다른 사이트와 달리 G마켓은 CSS로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으며 SSL 접속을 통한 페이지의 경우 텍스트 기반의 가벼운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페이지 렌더링 속도가 빨라져 고객 편의와 함께 각종 유지 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W3C의 웹 표준 지원으로 어떤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하건 동일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개선 등의 각종 변경 작업도 손쉬워 졌다.

◇ 업계 선두로서의 위상 유지

G마켓이 제공하는 크로스 브라우저에 대한 사용자 경험은 그 어떤 업체도 제공하는 못하는 높은 수준의 만족감을 주고 있다. 한종호 그룹장은 “웹 표준화 덕에 사용자들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Active X 설치에 대한 요구를 받는 다거나, 보안 설정 등 브라우저 설정을 바꾸어야 하는 등의 불편함 없이 어떤 브라우저에서든 같은 수준과 느낌의 쇼핑이 가능해 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G마켓의 웹 표준 준수는 동종 업계에서 가장 그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쇼핑 및 뱅킹 등의 서비스를 국제 표준에 맞도록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오픈웹(Open Web)에서는 G마켓을 ‘오픈웹의 벗’이라 표현을 할 정도다. 그 이유는 크로스 브라우저 사용에 있어 우리나라의 그 어떤 쇼핑 사이트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G마켓이 웹 페이지 표준화를 어느 정도 마친 시점인 2009년 2월, 오픈웹에 리눅스 상에 설치된 flock이라는 브라우저로 국내 유명 쇼핑몰을 이용한 결과에 대한 글이 게시되었다. 이 글에는 플래시 등으로 꽉 채워진 다른 사이트와 달리 G마켓은 시작 페이지가 깔끔하게 뜰 뿐 아니라 회원 가입부터, 쇼핑, 물건 구입, 최종 지불, 주문 내역 확인 등 쇼핑의 기회를 모든 브라우저와 운영체제 사용자들에게 부여한다는 평가가 담겨있다.

◇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교두보 마련

글로벌 시장에서의 G마켓이 갖는 경쟁력은 이번 표준화 작업을 통해 한결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종호 그룹장은 “이번 웹 표준화 작업을 통해 G마켓은 글로벌 사업을 보다 공격적으로 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며 “바로 이 점이 기업의 관점에서 웹 표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궁극적인 가치이자 효과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웹 표준화는 G마켓의 글로벌 전략에 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2009년 4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eBay)는 국내 1위 오픈 마켓 업체인 G마켓을 인수한다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국을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 기지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으로 G마켓의 글로벌화는 앞으로 더욱 그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웹 표준화 작업 그리고 웹 표준화를 위한 방법론 확립은 세계화를 위한 기초를 닦은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조인스닷컴 이승훈 기자 whminer@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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