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에 합격한 20대 아들이 환경미화원인 아버지가 근무하는 구청에 과장으로 발령받아 같이 근무하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대구시남구청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윤기대 (尹基大.55.대구시남구봉덕2동) 씨와 지난 1일 이 구청 지역경제과장으로 임용된 윤인현 (尹仁鉉.27) 씨 부자. 인현씨는 尹씨의 3형제중 장남이다.
인현씨는 96년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면서 제2회 지방행정고시에 합격, 지난달 말까지 1년동안 연수원에서 관리자 과정을 수료한 뒤 배치됐다.아버지 尹씨는 경북예천에서 날품을 팔다 71년 대구로 이사와 23년째 환경미화원으로 일해오며 자식을 뒷바라지해 왔으며 재산이라곤 19평짜리 단칸집이 전부. 하지만 尹씨는 큰 아들에 이어 둘째아들도 한양대 법대에 다니면서 현재 사법시험을 준비중이어서 주위에서 "자식농사를 잘 지었다" 는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인현씨는 "아버지와 함께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며 "어려운 형편에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노력하신 아버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청렴결백하고 성실한 공직자가 되겠다" 고 다짐했다.아버지 尹씨는 "젊었을 때 남의 집 머슴으로 시작해 자식들을 이 정도까지 키운 것이 너무 뿌듯하다" 고 말했다.
현재 백혈병을 앓고 있는 尹씨는 "인현이가 1차 시험을 치기 직전 병이 확인돼 시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며 "앞으로 힘이 다할 때까지 열심히 일하겠다" 고 밝혔다.
대구 = 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