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코프·트래블러스 합병 파장]눈길 끈 합병방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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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금융계는 6일 (현지시간) 양사의 발표에 두번 놀랐다.하나는 1천4백억달러에 이르는 합병규모 때문이고, 또 하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금융그룹간의 결합이었기 때문이다.

또 양사의 합병이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이들의 성장 역사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1812년 설립돼 시티코프가 세계 경제의 부침 (浮沈) 을 함께 해온 전통의 그룹이라면, 트래블러스는 1993년 설립돼 급성장을 한 신흥 금융그룹이다.

시티코프는 1백86년의 역사 가운데 1955년 퍼스트 내셔널은행과 합병한 것을 제외하면 뚜렷한 기업 인수.합병 (M&A) 이 없었다.반면 트래블러스측은 창립 이후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합병에서 또 눈길을 끈 것은 이른바 '풀링' 이라 불리는 합병 방식이다.이번 합병은 다른 일반적인 합병과 달리 새로운 지주회사인 '시티그룹' 을 만들어 트래블러스 주주는 시티그룹 주식을 1대1로 교환하고, 시티코프 주주는 1주당 시티그룹 주식 2.5주씩을 배정받게 되는 방식을 택했다.양사의 직원들은 합병에 늘 뒤따르게 마련인 대규모 감원을 걱정하지 않고 있다.

양사의 영업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대규모 감원과 지점 폐쇄 등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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