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구치소 주택가 설립 반발 없어…주민들 상권활성 기대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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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구 구치소가 수성구만촌동 화장터 (장묘사업소) 옆에 들어선다.주택가 인근이고 구치소라는 좋지 않은 분위기라 주민들이 싫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별 반발이 없다.교도소가 들어서면 동네가 '죽고' 구치소가 들어서면 오히려 '흥한다' 는 속설을 믿는데다 왕래하는 사람들이 늘어 동네경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6일 골조공사가 끝나 윤곽을 드러낸 10층짜리 건물의 대구 구치소는 산뜻한 호텔건물처럼 보인다.부지 1만4천여평.연면적 1천2백여평 규모로 공정은 70%선에 달하고 있다.인천 구치소에 이어 두 번째 현대식 구치소이기도 하다.

공사장의 도로 건너편은 대륜중고.만촌우방아파트 등 학교와 아파트단지들이 밀집한 수성구의 대표적인 주택지역이다.이 곳 주민들 대부분은 시립화장터에 이어 구치소가 들어서는데도 지금까지 큰 반발 움직임이 없다.

공사를 맡고 있는 백일건설 이영복 (李榮馥) 관리과장은 "구치소가 들어서면 주변이 번성하고 교도소가 들어서면 '죽는다' 는 속설이 있다" 며 "주민반발이 적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도소와 달리 구치소는 하루 한번씩 면회가 가능, 면회객 등 왕래가 많아 새로운 상권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경기도의왕에 구치소가 들어선 뒤 시 (市) 로 번창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공사장 입구의 N해물집 주인 李모 (61.여) 씨도 같은 의견으로 "구치소를 보고 최근 고속터미널 쪽에서 이 곳으로 옮겨왔다" 고 말했다.주민들 중에는 오히려 화장터로 망쳐진 분위기를 구치소가 살려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다.

법무부 오지영 (吳芝泳) 업무연락관은 "주민들보다는 오히려 법무부 직원들이 주변에 화장터가 있다고 싫어해 문제" 라고 말했다.물론 주민 모두가 환영일색은 아니다.

공사장 바로 아래 사는 다섯 가구 주민들은 "아이들 교육이 걱정이 돼 곧 이사를 갈 생각" 이라고 말했다.새 구치소 건물은 1~3층 면회실과 교도관실, 4~10층 감방으로 사용되며 연인원 1천7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내년 3월 개소되면 대구교도소에 수감중인 미결수 1천여명을 옮겨올 예정이다.

대구 =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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