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성공했다]사이버휴게실 운영 김기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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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일 오후4시 서울 상계7동 노원전화국 옆 상가빌딩 4층에 있는 사이버 통신.오락 휴게실 '인터넷 매직 플라자' 노원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일반 전자오락실과는 분위기부터 다르다.천정과 벽면을 온통 녹색으로 꾸민데다 은은한 조명탓인지 꽤나 아늑하고 쾌적하다.

평일 낮인데도 손님 10여명이 PC 앞에 앉아 '통신 삼매경' 에 빠져있다.

인터넷 화상게임인 '바람의 나라' 에 열중하고 있는 여대생 옆에서 친구와 한 팀이 돼 게임을 하는 중학생 둘이 연신 탄성을 지른다. 휴게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컴퓨터앞에 앉아 채팅중인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주인 김기범 (34) 씨다.

제지회사 과장이었던 金씨가 회사를 그만두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신문광고를 통해 본 색다른 사업내용에 마음이 끌렸고 서너군데의 체인점을 돌아본 뒤 전망이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어 결정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점포는 22평 규모지만 4층에 위치한 탓에 보증금 3천만원을 주고 비교적 싸게 얻었다.

가맹비는 5백만원이었고 586급 PC 15대와 고속 인터넷 전용선 설치 등 인터넷 장비.프로그램은 20여개 체인을 갖고있는 본사에서 3천6백만원에 알아서 설치해줬다.인테리어비로 1천7백만원,에어콘등 부대시설.사무비품을 마련하는데 5백만원을 쓰는등 모두 9천여만원이 들었다.

인근 7호선 노원역 구내와 주변 아파트 단지에 휴게실을 알리는 포스터를 붙이고 소형 플래카드 10여개를 제작, 학교 주변에 걸었다.

국내 통신망 게시판에도 개업 소식을 띄웠다.단골고객 확보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온 사람은 다시 오게 한다' 는 영업전략을 폈다.

커피를 무료로 제공했고 인터넷 정보검색 자료등을 출력할 경우 10장까지는 공짜로 해줬다.

이용요금이 한 시간에 연령에 따라 2천2백~3천원이지만 회원제를 운영해 최고 40%까지 할인혜택을 주는가 하면 이용실적에 따라 무료이용권을 주는 마일리지 제도도 운영, 단골고객을 우대했다.문앞에 '컴맹 환영' 이라고 써붙이고 컴퓨터와 인터넷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교육도 시켜줘 가면서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평소 다양한 웹사이트 주소를 알아 두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해 준 것도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두달에 한번씩은 경품을 내걸고 인터넷 게임대회를 열고 있고 3월부터는 야간에도 문을 열어 24시간 영업중이다.요즘 한달 전체 매출은 9백만~1천만원 정도. 이가운데 임대료 80만원과 아르바이트 직원 2명의 인건비 1백20만원, 전용선과 유료게임 사용료 1백30만원, 고정관리비 50만원과 기타 비용 등을 제하고 나면 한달에 4백50만원 정도는 남는다는 게 金씨의 설명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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