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개사 손잡고 한국형 디자인 육성 나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영세한 국내 디자인 전문 업체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대기업들이 적극 나선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산업디자인특별위원회(위원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는 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디자인 전문 회사 육성 방안을 담은'디자인 산업 발전 대책'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 기획에서부터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종합 디자인 업체를 키우는 데 대책의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특위에는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애경산업.한국타이어.태평양 등 6개사가 참여해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발전 대책을 마련해 왔다. 특위를 대표해 대책을 발표한 정국현 삼성전자 부사장은 "첫 단계로 6월 중 '디자인 컨소시엄 시범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디자인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만들도록 하고, 이를 심사해 특위 소속 6개사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휴대전화 단말기.자동차 계기판 등의 디자인을 맡긴다는 것이다. 컨소시엄에는 3개 업체 이상이 참여해야 하며 참가사의 매출 총합은 50억원, 디자인 인력은 50명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국내 디자인 업체는 평균 인력이 6.9명에 연평균 매출은 5억원을 밑도는 실정이다. 전경련은 다음달 초 시범사업 발주 물량 등 시범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시범사업 이후에도 특위 참여 6개사를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전문 업체에 디자인을 맡기는 것(아웃소싱)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아웃소싱 심사를 할 때는 디자인 컨소시엄에 가점을 주기로 했다.

전경련은 또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하나의 회사로 합칠 경우 금융 지원 등을 해 주도록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디자인과 관련해 원스톱 서비스 역량과 규모를 갖춘 기업들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얻어 첨단 산업지구인 서울 상암.구로, 인천 송도 등지에 디자인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전경련은 디자인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국제적인 디자인상을 제정하는 것도 추진하기로 했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