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무의 탈출 고실업시대]8.골드칼라에 도전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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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최한 채용박람회가 지난주 서울에서 개최됐다.

2백여 업체가 참가해 이틀 동안 열린 이 행사에 10만명의 구직자가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 채용박람회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여지없이 재현됐다.

사무관리직을 뽑는 기업에는 행사기간 내내 20~30명씩 긴 줄이 이어졌으나 영업직과 판매직을 뽑는 기업들 상당수는 파리를 날려야했다.

영업직 사원을 구하려다 실패한 식품회사의 K과장은 "실업대란이란 말이 무색합니다.

구직자들이 쉽고 편한 직장만 선호하고 있으니 아직 정신을 차리려면 먼 것 같습니다" 라고 한탄했다.

실업자가 150만명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농.공.상의 유교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산업화시대에는 종업원을 관리하는 화이트칼라가 우대받았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하에서 물건을 만들어 놓으면 팔렸기 때문이다.

'만드는 사람은 왕, 소비자는 봉' 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정보화시대는 고객이 왕인 시대를 의미한다.

그래서 관리만 하던 화이트칼라의 위력은 점점 약해지고 고객의 마음을 읽고 사로잡을 수 있는 창의성을 지닌 직장인이 각광받게 된다.

이들을 골드칼라 (gold collar) 라고 한다.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골드칼라가 될 수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디자이너.판매왕.친절왕.제안왕 등 각 분야에 망라돼 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골드칼라에 대한 대비를 해야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다.

어떤 직업이든 자신의 적성을 살리고 능력을 인정 받을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취업도 쉽고 취직후 적응도 쉬워진다.

양병무 〈經總 노동경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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