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국·유엔대사 인선 의미]'위기 헤쳐갈 외교', 실무형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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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5일 뚜껑을 연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국과 유엔대사 인선의 결과는 정치인출신보다는 일을 할 실무형 커리어 (직업외교관) 를 중시한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인출신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의 이홍구 (李洪九) 고문도 91년 주영대사를 지낸 데다 통일부총리.총리를 지낸 실무형이어서 사실상 5명 전원이 실무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4강국대사는 새 정부출범의 과도기에 주변4강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해 대부분 중진 정치인의 기용이 예상돼 왔었다.

그러나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20여일간 인선을 미뤄야 할 정도로 신 (新) 여권의 인물난이 심했던 데다 국제통화기금 (IMF)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착실한 실리외교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우세해지며 막판에 커리어 우선으로 전환했다는 후문이다.

첫 조각 당시 정치인출신 장관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지적도 '빅5' 대사의 실무형 포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인선의 기준 역시 주재국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중시됐다.

이홍구주미대사내정자의 경우 김대중대통령이 당선 직후 조언을 들을 정도로 통일.외교쪽의 '실력' 을 인정하고 있어 북.미수교, 통상마찰, 4자회담, 남북회담 등 산적한 한.미 현안 조율의 적임자로 꼽혔다는 후문이다.

권병현 (權丙鉉) 주중대사내정자는 한.중 관계의 전문가로 인정받은 경우다.

4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이시영 (李時榮) 주유엔대사내정자도 외교관 생활 30여년중 20년 이상을 유엔에서 지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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