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소공동체' 10년 되돌아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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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신자 수가 7000여명에 이르는 서울 등촌동 성당에는 130개의 소공동체(반모임)가 있다. 평균 10여명으로 짜인 각 공동체는 매달 한차례 모여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한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사목국에서 발행한 '길잡이'라는 소책자를 이용해 성경을 읽고 그와 관련된 사회 현상에 대해 토론한다.

이는 등촌동 성당에 국한된 사항이 아니다. 한국 천주교는 10여년 전부터 소공동체를 미래의 바람직한 교회상으로 설정했다.

소공동체는 일종의 '혁명'이기도 하다. 사제와 일반인을 평등의 관계로 파악한다. 신부는 지도하고, 신자는 따른다는 기존의 수직적 구조를 거부한다. 1992년 김수환 추기경이 교회 쇄신의 도구로 서울 대교구에서 처음 도입했던 소공동체는 그간 천주교 전국 교구로 퍼져나갔다. 성당보다 가정(지역), 성직자보다 평신도가 천주교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소공동체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심포지엄이 12일 대전 정하상 교육회관에서 개막, 15일까지 계속된다.

서울 대교구 복음화 연구실 전원 신부는 "주교.신부.평신도가 머리를 맞대고 교회 현안을 논의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며 "이웃에 나눔과 보살핌을 실천하는 교회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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