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순회공연나선 '사이버 엘비스'…관객과 농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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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무대에 선다? 지난 77년 약물과용으로 사망한 그가 현재 미국 순회공연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고 일부 매니어의 주장처럼 엘비스가 외계인에 잡혀갔다 돌아온 것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 대형스크린을 통해 등장하는 엘비스의 모습은 과거 그가 출연했던 다큐멘터리 영화의 장면을 편집한 것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목소리와 격렬한 몸동작을 보여준다.

어디 그뿐인가.

실제 무대위에서 연주중인 백밴드와 기가 막힐 정도로 호흡이 맞는 건 물론이고 관객과 농담을 나누기도 한다.

'엘비스…콘서트' 라는 제목의 이 공연은 사실 현대의 첨단기술이 만들어낸 것이다.

주최측은 정교한 디지털 기술로 그의 음성을 복원했고 실제 공연을 떠올릴 수 있도록 영상을 편집했다.

갑자기 카메라 구도가 바뀌거나 헤어스타일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또 치밀한 구성으로 공연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의 몸을 들썩거리게 한다.

지난 10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시작된 이 공연은 22일 필라델피아를 마지막으로 8개 도시를 순회하게 된다.

이와 같은 '가상공연' 이 처음은 아니다.

오래전 사망한 냇 킹 콜과 그의 딸 나탈리 콜의 '언포게터블' 이나 행크 윌리엄스 부자의 연주도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가상공연으로서는 처음이라 할 이 공연은 저세상에 가있는 많은 스타들의 '부활' 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연구가 진행중인 홀로그램등 입체영상을 통해 과거의 스타들이 실제로 무대위에서 공연을 벌이는 모습을 보는 것도 머지 않은 미래의 일이다.

우리 가요계도 이같은 기술을 개발해 배호.차중락.김현식.유재하 등을 부활시켜 무대에 세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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