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제대책조정회의 첫 회의]발언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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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김대중대통령 = 개혁의 중요성은 사활의 문제다.

개혁없이는 국제적 신인도는 물론 외채연장.IMF 등의 국제기관 원조를 얻을 수 없다.

오래전부터 해야 할 개혁을 정치태만과 저항세력의 저항, 그리고 의지가 없어 못했다.

IMF라는 타의에 의해 개혁을 강요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써 받아들여 경제개혁을 해야 전화위복이 된다.

외국자본 투자유치는 경제사활의 문제다.

새로운 경제기법을 받아들이고 세금을 거둘 수 있고 우리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구조개혁은 대기업의 개혁이 중요하다.

타성, 이해관계가 있어 협력을 한다고 하면서도 말로만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합의한 5대사항은 반드시 실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이 개혁하면 이익이 되고 안하면 불이익이 되게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의도적으로 결과적으로는 개혁을 저지하는 일이 있다는 외신의 비판을 인식해야 한다.

이 모두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꼭 읽고 내용을 파악하도록 하라. 올 1년은 새뮤얼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피와 땀과 눈물의 희생을 참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결심을 갖고 나가면 내년 하반기에는 전망이 좋아질 것이다.

◇ 유종근대통령경제고문 = 기업도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업무에 책임을 느끼고 책임경영을 해야 한다.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야 하고 적대적 M&A에 대한 규정도 철폐해야 한다.

경영을 잘못한 경영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에 유보조항을 둔 것도 재고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시장개방을 해 우리기업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물론 정리해고자 등 경쟁낙오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도 해야 한다.

◇ 이헌재금융감독위원장 = 대기업에 자금지원을 하면 외환위기가 다시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최소한 5대기업만이라도 자기책임하에 해결하고 중소기업은 별도로 지원해 국제신인도를 높이는 구체적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

다섯가지 합의사항이 느슨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신용도도 BBB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 박태영산업자원장관 = 해외재산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

지금 시중은행에서 금융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리스회사나 보증보험 등 여러가지를 빨리 개혁해야 한다.

◇ 전철환한은총재 = 기업 입장에서 보면 대출 많이 받아간 기업만 대출해 준다고 불평하고 있어 파악해 시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한은은 망원경만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겠다.

◇ 이규성재경부장관 = 은행에서 열심히 중소기업대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별점검반을 매일 배치해 대통령께 보고하고 있다.

◇ 진념기획예산위원장 = 외국투자가들이 우리의 구체적 개혁내용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있고 정치적 상황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고금리.고환율의 안정노력이 필요하다.

차라리 직접적으로 필요한 20여개의 물가라도 근본적으로 관리해 물가단속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 金대통령 = 가능한 일부터 가시적으로 하자. 물가당국은 철저히 분석해 인상요인이 적은 데도 많이 올린 것은 세금부과를 해야한다.

환율인상으로 오는 물가상승은 불가항력이지만 중간상인들이 유통과정에서 가져가면 이것은 정부책임이다.

실업자대책을 철저히 강구하고 실업보험.고용보험이 지급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려달라. 민간운동단체에서라도 보살피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시대는 지났다.

구제를 못한다면 성의라도 보여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1년간 죽을 고생을 해야 한다.

정치권이 어떻게 하든 행정부는 의연하게 나가야 한다.

개혁의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와 강도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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