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펀드 평가 2004년 상반기] 변동성 적어야 하락기 잘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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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수익률 변화가 작았던 펀드들이 주가 하락기(4월 26일~6월 30일)에 수익률이 덜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익률 변화가 극심했던 펀드들은 주가 하락기에 수익률이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주가 등락 여부에 되도록 흔들리지 않고 고른 수익을 내는 펀드들이 주가 하락기에 빛을 발한 것이다.

수익률 최상위권에 오른 세이고배당주식형펀드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펀드는 사실 주가 상승기(1월 2일~4월 23일)엔 성적이 별로였다. 종합주가지수가 15.4% 상승하는 동안 수익률은 고작 5.8% 올랐다. 하지만 주가지수가 16%나 내리는 하락기에 이 펀드 수익률은 4.9% 하락에 그쳤고, 결국 상반기 누적 수익률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세이고배당주식형 펀드는 10억원 이상 성장형 펀드 가운데 올 상반기 변동성이 가장 작았다.

신영오딧세이주식5는 이렇게 구한 변동성이 33.22로 세이고배당주식형의 세배 가까이 됐다. 주가 상승기엔 13.3%의 수익률을 올리며 중위권에 들었지만, 하락기엔 -21.7%를 기록해 상반기 누적 수익률도 최하위권으로 밀리고 말았다.

변동성이 작은 펀드는 공통점이 있다.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이나,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좋은 가치주를 투자대상으로 삼는다. 반면 변동성이 큰 펀드는 경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시장과 같이 움직이는 대형주들에 많이 투자한다. 그래야 주가가 오를 때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가 펀드를 선택할 때 수익률과 변동성을 모두 고려하길 권한다.

대신투신 이용림 주식운용팀장은 "하락기에는 변동성이 작은 펀드를 살펴보고, 상승기엔 변동성이 큰 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면서 "장기 투자자라면 펀드 성적이 얼마나 꾸준한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SEI에셋자산 오재환 이사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있다면 변동성이 큰 펀드를,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작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변동성=주간 수익률과 6개월 평균 수익률 간의 차이(편차)가 어느 정도인지를 계산한 표준 편차로 파악했다. 표준편차가 클수록 주간 수익률들이 6개월 평균과 많이 차이 나 변동성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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