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실직 외환위기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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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새로 실업급여를 받은 실직자가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비율이 높아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11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을 그만둔 뒤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인정받은 실직자는 전년의 29만7109명보다 26.4% 늘어난 37만556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43만4199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실업급여는 퇴직한 실직자의 생계안정을 위해 95년부터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나이나 고용보험 가입기간에 따라 90~240일 동안 퇴직 전 평균임금의 50%(하루 최고 3만5000원)가 지급된다.

노동부 최기동 고용보험과장은 "98년 10월부터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1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 데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영세.중소 사업장 근로자의 실직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의 연령대별 비율은 25~29세가 21%로 가장 많았으며 30~34세(17.4%), 35~39세(12.4%)가 뒤를 이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수급자 비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 특히 이들을 분석한 결과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사람의 비율은 100명 중 3명꼴인 2.7%에 불과했다. 퇴직 사유로는 '임금체불 등 기타 회사사정에 의한 퇴직'이 62.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계약만료 및 공사종료'(10.1%),'폐업.도산.공사중단'(9.1%),'경영상 필요에 의한 퇴직'(5.3%)등의 순이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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